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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쉬는 사람이 120만명

사실 저도 그래요

by 코알코알

청년백수가 심각하다. 하지만 나도 청년백수를 준비중이다. 나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살고 있지만, 학교를 졸업하고나서 백수가될지 아르바이트를 계속할지 심각하게 고민중이다. 아르바이트 외에 회사에 가고 싶지만, 감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청년 백수가 늘어난 이유에 대해 감히 말해보자면, 우리나라는 최소한 남들만큼은 해야지 하는 것이 국민정서다. 숨쉴틈이 전혀 없다. 프리터(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냉소적인 시선이나, 백수에 대한 시선이 전혀 좋지 않다. 그리고 작은 회사에 재직하면 인생이 끝난 듯이 참견하는 오지라퍼들이 다수 존재한다. 그들은 입으로 걱정하는 척하며 공격한다.


우리가 삶의 주인으로 서기 위해서는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할까? 우선 수치심이 없어야 한다. 맞다 그 부끄러워하는 태도. 그렇게 살수는 있어도, 스스로의 제약에서 벗어날 수 없다. 나의 과거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나는 늦은 나이에 대학교에 가게 되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추가합격한 대학교에 등록을 하지 못했다. 공무원시험에 몇년 도전했지만, 결국은 합격하지 못했다. 이대로면 인생이 힘들겠다 싶어 수능을 봐서 대학교에 입학했다.


그때는 수치스러웠다. 현역들이 많은 학교에서 나 혼자만 늦은 나이이고 그래서 친구도 사귀지 않고 졸업하자고 다짐했다. 학교에 가고 싶지 않아 자퇴를 고민했다. 하지만 나는 그 시절을 견디고 지금은 졸업 학년이다. 비슷한거 아닐까. 내 수준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 회사를 다니면,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면 우리는 수치심을 느껴야 하나? 나는 내려놓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아득바득 살아가려한다.


친척들은 어떻게 해야하냐? 부모님은 어떻게 봐야하냐? 친구들은? 물음이 자연스레 떠오를 것이다. 아마 수치심은 그렇게 주입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들을 이겨내야한다.


나는 아버지가 아르바이트따위는 하지 말라고 하셨다. 딸을 곱게 키우고 싶다. 고생시키고 싶지 않다. 그런 마음 이면에는, 대기업에 다니는 아버지의 딸이 위대한 일이 아닌 고작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 수치스러웠을 것이다. 아마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는 사람에게는 어려운 일일 수 있다. 아마 샤워를 해야하는데, 편의점 알바를 해야하는 시간대에 화장실을 안비켜준다거나 하는 그런 유치한 기싸움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소기업에 갔다고.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마음에 드는 것을 하지 않고 산다고 다 인생이 힘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소기업에서 이직해서 중견이나 대기업에 갈 수 있고,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적성에 맞아 점장이 되거나 창업도 할 수 있다.


저 120만명은 아르바이트도 하지 않는 청년의 숫자이다. 이건 일자리가 없는 것이 아니라 , 우리 사회가 굉장한 '수치 사회'이기 때문이다. 수치심을 비워야 내가 산다. 나는 이것을 늦게 깨달았지만, 읽고 있는 사람들은 어쩌면 나의 얘기를 듣고 단번에 깨우칠 수 있다. 수치심을 버리고 행동을 해야 기회를 얻는다.


세상에는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보다 수치스러운 짓을 하고 살아도 당당한 사람들이 있다. 엄청난 범죄를 저지르고도 미안해하지 않고, 수치스러워하지 않는다. 그러니, 단순히 우리 삶을 사는 것으로 수치스러워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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