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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각형 남자와 육각형 여자에 집착하는 한국이 싫다

사랑은 조건이 아니다

by 코알코알
육각형 얼굴을 가진 사람이 웃는 모습을 만들어줘. 간단한 일러스트로 부탁해.jpg 캔바에서 생성한 이미지


육각형 인간이란 것은 사회가 정한 이상적인 남자, 여자를 말한다. 공부를 잘하고, 외모가 괜찮고, 성격이 원만하고, 사회성 있고, 경제력이 있는, 나이도 너무 늙지 않은 그런 완벽한 인간을 뜻한다. 그런 모습이 당연하듯 예능과 드라마 영화에 반복된다. 너무 유해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랑은 조건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저렇게 사랑을 하면 사람은 사라지고 조건만 남는다. 어떤 조건에 들지 못하는 사람은 암묵적으로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고 밀려난다. 그것이 정말 슬프고도 우리 사회를 잘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펙이나 공부, 학력에 집착하던 전문직 여성이 수백번 전문직 소개팅 어플로 계속 소개팅을 하고, 남자를 재고 따지는 모습에 나는 환멸을 느꼈다. 훈수 두고 싶은 마음이 어느새 올라왔다.


“사랑,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요.”

사람을 만나는 게 아니라 상품을 고르는 것처럼 보이는 그 사람. 시험점수처럼, 스펙처럼, 직업처럼 당연히 내 옆의 사람은 100점짜리 남자여야 한다는 강박이 나를 질리게 한다. 사랑은 서로의 속을 들여다보고, 맨얼굴을 마주하는 용기고, 내 나쁜 점들도 전부 보여야 하는 것이다. 서로의 결핍과 다름을 포용하는 것은 사랑이다. 남자의 조건을 따지는 것은 사회가 만든 불안과 강박을 반영한 것이다. 결혼조차 경쟁이 되고, 좋은 배우자를 만나야 안정되고 성공한다는 서사는 끊임없이 주입된다.


이 시대에 묻는다. 왜 사람은 보지 않고 조건을 사랑하는가? 나는 답한다. 나는 서툴고, 순박한 한 남자를 사랑합니다.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다. 사랑은 거래가 아니다. 사람의 키나 재산, 나이 등을 수치화시키는 세태가 싫다. 진심이란 전략보다 강하다.


상대의 조건을 보는 것에는 불안이 깔려있다. 그건 단순한 이기심이 아니다. 사랑을 실패하면 나는 완전히 무너진다는 공포가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사람은 원래 불안정하고 모순되고 예측이 불가능한 존재이다.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함께 자라는 것이다. 어른이 되도 자랄 수 있다. 사랑이 시작될 때, 부모가 누구인지, 아파트는 어디에 있는지는 나에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것은 너무 바깥의 정보이다. 사랑은 안에서 시작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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