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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살고 싶은 사람들의 잘못된 선택

나 또한 죽고 싶었다

by 현장의 기록

처음 일을 하며

세상에 원하지 않는 사람보다

원해서 사망하는 분들이 많다는 게

가장 큰 의문이었다


왜 저런 생각과 선택을 할까?


어떤 기사와 책에선

사람의 고통이 너무 크다 보면

그 고통을 견디지 못해 뇌가 오작동을 일으켜

'쉬고 싶다'라는 표현을 생체반응의 스위치를 꺼야 하는 듯

'죽고 싶다'라는 행동으로 이어지게 만든다는 이야기를 보았다


이해를 못 했다

그저 스쳐 지나가는 그럴듯한 가설 중 하나였다


하지만 나 또한 인간인지라

몸과 맘이 아프니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넘어

매일 보는 그 사망자들과 함께 누워 쉬길 바랐던 순간이 있었다


그때가 돼 보니 알겠더라

'쉬고 싶다', '죽고 싶다' 란 표현은


결국 내가 더 잘살고 싶었는데, 나는 이렇게 안 살고 싶은데 생각할 때

현실은 내 작은 희망을 비웃듯, 내 의견은 듣고 싶지 않은 듯

원치 않는 방향인 최악으로 치달을 때

그때 그 상황을 벗어날 이성적 사고가 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르게 무의식 중 죽음으로 도피하려는 생긱이 싹터 자라나 버린다는 걸


하지만 저 죽음은 무의식에 싹트는 순간

혼자 벗어나기 무서울 정도로 날 집어삼킨다

결국 나도 병원과 약 처방으로 호전되었다


덕분에 새로운 걸 알게 되었다

우울증, 자살 충동들이 나타나난 사람들은

정상적인 감정, 사고가 안된단 거다

뇌파로도 뇌가 자고 있다고 한다

아픈 거다. 부끄러운 게 아니다

또 이겨낼 수 있다


의료파업 때문에, 개인의 상황에 따라

치료기간이 오래 걸려도

현대 의학 수준이 발전되었다는 걸 몸소 체험할 기회일지도 모른다


혹시라도 자신의 손에 삶의 가치를 판단할 자격이 있다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순간만 버텨보라 말해주고 싶다


그 지옥 같은 순간을 버티면

내 일상이 누군가가 갈망하던 1분 1초라는 걸,

소중했단 걸, 앞으로를 더 소중히 보내야겠단 걸

심지어 아팠던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잘살고 싶어 했다는

뼈저리게 느낄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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