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을 보며

by 정성희


욕실 거울 앞에 서면 30대 얼굴로 보인다.

방에 있는 거울을 보면, 머리카락

희끗희끗한 50대쯤으로.

야외에서 손거울로 내려다본 내 얼굴은

주름 자글자글한 노인의 모습.

기겁하고 놀란다.





왜 이렇게 제각각일까.

어느 모습이 진실일까.

다른 사람이 나를 볼 때 어느 거울로 비칠까.

자못 궁금하다.

제발 손거울만은 아니기를 바라면서...

© jovisjoseph, 출처 Unsplash

욕실의 희미한 불빛 아래 서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거울 속 예쁜 모습에 절로 미소가 번진다.


굳이 안방 거울로 가서 기분 가라앉히고 싶지 않다.

난 세 가지 거울 중에 욕실 거울을 택했다.


남들이 '너 자신을 똑바로 알라' 비웃어도 상관없다.



Cap 2022-03-07 20-50-01-116.jpg


젊고 예쁜 여자 모습,

내 눈에 비친 엄연한 사실이니까.

남에게 선택당하는 게 아니고 내가 선택하면

그뿐이지 않겠는가! 하하




sns에 올려놓은 사진은 예쁘게 포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명 '뽀샵'이라 불리는 사진 편집 기술 덕분이다.


"생각했던 모습이랑 좀 다르시네요."

나를 대면한 어느 독자의 다소 실망한 듯한

인사말이었다.


사진을 찍을 때 굳이

그 사람의 핸디캡을 부각해

렌즈에 담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한 사람의 모습도 어느 각도에서 찍히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인상이 나온다.

이왕이면 그중 잘 나온 모습이 나의 참모습 이길

바랄 것이다.




손길이 필요한 성장기에는

자세하게 보아야 한다.

하지만 청년기를 지나면서 지나친 시선을

부담스러워할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어온 고단한 여자가 한 꺼풀

가림막을 칠 때는 그러려니 눈감아주는

센스를 발휘해보면 어떨까.


마주 보며 대화할 때도

너무 가까이 돋보기 들이밀지 말고

한 발짝 떨어져서 보아주는 아량을 베풀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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