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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성희 Feb 03. 2022

징크스 떨쳐내기

부정적인 생각에 에너지 빼앗기지 말자

    



“징크스란 잠재의식이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

 - 조셉 머피, 잠재의식의 힘 -     



"악! ~“

버스 자동문이 나의 아픈 어깨를 치고 다시 열렸다가 닫히더니 쌩하니 출발해버렸다.     

하차할 때 민첩하게 내리지 못한 게 화근이었다.

버스에서 한 발을 내밀려는 순간 덜커덕 문이 닫혀버린 것이다.      


그 반동으로 내 몸은 중심을 잃고 내동댕이치듯 길가에 털썩 주저앉았다.     

숨이 턱 막혔다. 팔을 붙들고 한동안 꼼짝할 수가 없었다.               

어깨 보호대를 하고 있었음에도 느껴진 충격이 어찌나 크던지.     

'119를 불러야 되나' 싶을 정도였다.    

           

예전에도 종종 버스 문이 잘 못 닫혀 오르내릴 때 부딪힌 적 있지만,      

크게 문제 되진 않았었다. 이번 경우도 버스 기사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모양이었다.     

이렇게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 건 어깨를 치료 중이기 때문이다.                

봄에 넘어져 오른 손목 골절을 입었다. 반년 가량 다친 손을 움직이지 않다 보니     

어느 순간 어깨가 굳어져 있었다. 병원에 가니 어깨 회전근개에 석회화가 진행된      

상태라 했다. 통증은 밤에 특히 심해 잠들기가 힘들 정도였다.     

          

그런데 '왜 하필 내가 내릴 때 문이 닫혔을까.'     

역시 징크스를 못 벗어나는 건가?     



좀 전, 버스 기다리며 정류장에 서 있을 때, 화장 짙은 중년 여자가 팔꿈치로      

나를 치며 지나갔다.     

반사적으로 뒤돌아봤다. 감각이 둔한 건지 미안하단 표정이 전혀 없다.      

자신의 일행과 수다에 전념할 뿐이었다.     

나는 기분이 몹시 언짢았다.

 “뭐지? 이 찝찝함? 재수 없는 일이 생기려나?”     

마침 버스가 도착해서 이내 올라탔다. 

두 정거장 가서 바꿔 타기 위해 하차하다      

그런 일이 생겼다.        

    



언제부터인지 나도 모르게 무의식에 스며든 징크스.

어렸을 적 아버지 어깨를 짚고 지나가면 야단맞곤 했다.     

"재수 없게 어디 어른 어깨를 짚는 게냐."          

비좁은 방이다 보니      

앉아 계신 아버지 어깨를 툭툭 짚을 때가 많았다.     

그럴 때마다 혼쭐이 나곤 했다.      

버릇없다는 둥 재수 없다는 둥..          

그런 부정적인 말은 자라면서 뇌리에 깊이 박혔다.     

내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잠재의식에 똬리를 틀고 자리 잡았다.                

그러한 영향 때문인지 결혼생활을 재밌게 이끌어가지 못했다.     

가령 한 번도 남편에게 매달리며 애교 부려본 적이 없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참 아쉬운 일이다. 다시 젊음으로 돌아간다면      

마음껏 아양도 떨고 장난도 쳐보고 싶다.   




             

13년 전쯤 ‘긍정의 힘’이란 책을 처음 만났을 때 나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내가 얼마나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는지 깨닫게 해 준 책이었다.     

그 책을 닳을 정도로 가지고 다니며 수십 번 읽은 것 같다. 주변 사람에게도 권했고,     

언니와 동생에게 선물도 했다.        


   

나는 그렇게 긍정적인 마인드로 장착하고 징크스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버스 자동문 닫힌 건을 통해 아직도 완전히 떨쳐내지      

못했다는 걸 알았다.     

이제는 그만 징크스라는 걸 버려야겠다.      

 좋은 일을 생각하면 좋은 일이 찾아오고,      

나쁜 일에 몰두하면 나쁜 일이 일어난 다지 않던가.          

지극히 단순한 진리를 왜 이리 자꾸 까먹는 걸까.      

생각도 반복해서 훈련해야 하는 게 맞는가 보다.   


       

이제부턴 누가 툭 치더라도 

얼른 안테나를 기분 좋은 쪽으로 바꾸어야겠다.    

 

‘뜻밖의 행운이 찾아오려나 봐!’

‘뭔가 더 좋은 일이 오고 있어.’


징크스 이제 안녕, 잘 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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