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811 프리라이팅

02 식사

by 우주

18:01 프리라이팅 시작. 주제는 식사.


인간은 왜 밥을 먹어야 살 수 있게 설계되었는가? 입맛이 없는데 배는 고픈 이 느낌이 지긋지긋하다. 손이 떨리니까 먹고 싶지 않아도 먹어야 한다. 나는 밥을 챙겨 먹는 게 정말 귀찮다. 잠을 자지 않아도 적정 수면 시간을 채운 것 같은 효과를 주는 알약과 밥을 먹지 않아도 영양소를 채워주는 알약 중에 하나만 선택할 수 있다면 후자를 고를 것이다. 물론 먹는 기쁨이 얼마나 좋은 건지도 잘 안다. 나도 맛있는 거 좋아한다. 그러나 어떻게 사람이 하루에 세끼를 매일 먹고 살지? 아침을 먹으면서 점심은 뭘 먹어야하나 고민하는 게 질린다. 집에 맛있는 게 딱히 없기도 하지만, 몸의 활동을 위해 영양을 공급하며 끊임없이 채워줘야 하는 이 루틴이 계속되어야 살 수 있다는 점이 나를 질리게 한다.


약을 먹으려면 식사를 꼭 해야 한다. 빈 속에 먹어도 되는 약도 있지만, 보통 처방받은 약은 식후 30분이 지나고 먹으라는 당부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 점심에도 냉동실에 넣어둔 식빵 하나를 전자렌지에 돌려서 딸기잼을 발라 먹었다. 진짜 뭘 먹기 싫은 날에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라면이 안 당긴다. 오늘이 그랬다. 하지만 계속 이런 상태로 저녁에 운동을 하고 오면 밤에 폭주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저녁은 얌전히 주꾸미볶음에 보리밥을 주문했다. 내 돈이 아니라 마음대로 시킬 수 있었던 것도 맞고, 엄마가 드시고 싶어하셨다. 이걸 쓰면서 기다리고 있는 지금도 맛있겠다는 생각보다는 배달이 오면 그걸 씹어서 목구멍으로 넘길 생각만 하고 있다. 어쩌면 감기에 걸려서 그런 걸지도 모른다. 역시 건강이 최고다.


내일은 또 뭘 먹어야하나 하는 고민은 하지 않기로 한다. 하루에 세 번이나 고민하는데 굳이 뭘 내일 것까지 미리 고민을 하나. 밥 먹는 게 귀찮은 나같은 사람들이 살기 좋은 세상은 어떻게 생겼을까?

18:12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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