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다정함
21:47 프리라이팅 시작. 오늘의 주제는 다정함.
오늘은 애인에게서 프리라이팅 주제를 뽑아왔습니다. 나 오늘 주제 어떤 거로 쓸까? 하고 물어봤더니 '다정함'이라고 대답하더라고요. 다정함! 저는 다정한 사람이 좋습니다. 다정한 사람을 좋아하기도 하고, 제가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제가 생각하기에 다정함은 체력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그것이 제가 주 3회 이상 운동을 하려는 이유이기도 해요. 물론 생존하려고 하는 거기도 하지만. 한국인의 힘이 밥심에서 나오듯이 다정함은 체력에서 나옵니다. 특히 저같이 예민한 사람은 더 그렇다고 생각해요. 건전하고 긍정적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타인에게 넓은 마음으로 다가가기 위해서는 운동이 필수입니다. 오늘 오랜만에 천국의 계단을 탔는데 10분 타는 것도 힘들던데요? 그래서 10분만 타고 런닝머신 위에서 한 40분 걸었답니다.
다정하다. 저는 정이 많은 사람이에요. 어렸을 때 햄스터를 너무 키우고 싶어서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자료 조사를 한 다음에 문서를 만들어서 어머니께 허락을 받고 데려온 적이 있어요. 햄스터 수명이 2년 정도 되는데 그때는 그게 짧은 거라고 생각을 미처 못했거든요. 그 녀석의 이름은 '뽀미' 였답니다. 흰 몸에 등 라인을 따라서 검은 줄이 그어져 있던 수컷 햄스터였어요. 제가 겁이 많아서 물릴까봐 늘 조심스레 만지기는 했지만, 청소도 제가 해주고 해바라기 씨앗도 주고 그랬죠. 삶지 않은 소면을 주면 그걸 조막만한 손으로 부여잡고 똑똑 끊어먹는 게 무진장 귀여운 녀석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죽음이 그렇듯 뽀미도 예고 없이 죽음을 맞이했어요. 고맙게도 제가 집에 있을 때 떠나서 울면서 보내줄 수 있었어요. 그땐 저도 어려서 죽음이라는 일이 너무 무서웠어요. 제가 데려오고 제가 많이 돌봐주긴 했지만 그래도 동생들에게도 소중했을 텐데, 너무 당황스러워서 방문을 닫고 잠근 채 계속 울면서 뽀미를 들여다보았었죠. 그 후로는 동물을 못 키우겠더라고요.
어라, 다정함에 대해 얘기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추억 속의 친구 얘기가 길어졌네요. 저는 식당을 가도 친절하고 다정한 식당이 좋아요. 누군가는 식당이면 맛만 있으면 되는 거 아니냐고 물을 수 있지만, 저는 불친절한 곳은 다시 안 가고 싶더라고요. 인간 관계에서 친구끼리도 오히려 친할수록 막 대하는 거 아니냐는 입장과는 정반대에요. 친할수록 소중히 아껴주는 게 좋습니다. 그래서 저의 가장 오랜 벗과도 서로를 그렇게 대해요. 연인 관계는 말할 것도 없겠죠? 다정한 사람을 사랑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지금 만나고 있는 애인이 그런 사람이라서 행복하고요. 제가 계속 다정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용기를 주는 사람이라 고마워요. 요즘 자꾸 애인 자랑을 하는 것 같네요. 오늘의 10분을 채웠으니 머쓱하게 마무리할게요. 다들 좋은 꿈 꾸세요!
22:00 마침.
(타이머 10분 50초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