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라이팅 26.속도

250904 프리라이팅

by 우주

14:11 프리라이팅 시작. 오늘의 주제는 속도.


다들 <F1 더 무비> 보셨는지 궁금하다. 나는 얼마 전에 남자친구와 먼저 보고, 친구와도 같이 또 봤다. 속도하면 생각나는 영화다. 영화에서 브래드 피트가 맡은 주인공 소니는 어렸을 때 촉망받는 드라이버였지만, 불의의 사고로 인해 F1 계를 떠나게 된다. 아, 혹시 영화를 아직 안 보신 분 중에서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시는 분은 이 글을 읽기 전에 영화를 먼저 보시기를 바랍니다. 다시 돌아와서, 그런 소니가 약 30년이 흐른 뒤에 친한 친구 루벤의 제의로 다시 레이싱 게임에 참여하는 이야기다. 루벤이 맡은 팀은 하락세고, 에이스는 다른 팀으로 간 상황에 루키 조슈아가 남아 있긴 하지만 상황이 영 좋지는 않다. 게다가 조슈아는 아직 젊기에 나이가 있는 소니와 사사건건 맞붙는다. 한번이라도 우승을 해야 루벤의 팀 에이팩스를 지킬 수 있는 상황.


<탑건 매버릭>이 한국에서 흥행했었는데, 이 영화도 같은 감독의 영화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는 <탑건>을 보고 나서 톰 크루즈가 사이비와 연관이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F1>을 보고 나서 브래드 피트가 가정 폭력과 연관이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옛날에 알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한데, 관심이 없으니 기억을 하지 못했나보다. 아무튼 같은 감독의 영화다 보니 두 이야기의 구조는 비슷하다. 생각해보니 비행기도 속도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 그렇지만 다시 F1으로 돌아와서, 소니에게 왜 다시 이곳으로 돌아왔는지 묻는 장면이 있다. 그때 소니가 한 답변은 예상을 벗어나는 것이 아니지만 클래식하게 좋았다. 운전을 할 수만 있다면 택시를 몰아도 좋았다고 한다. 또, 자신이 기다리는 순간에 대해 말한다. 달리다보면 주변이 고요해지고, 자신이 나는 것 같이 느껴질 때가 있는데 매번 차에 탈 때마다 그 순간이 오기를 기다린다고 얘기한다. 그 얘기를 하는 소니의 눈빛은 꼭 꿈을 꾸는 듯하다. 그리고 아마 영화를 많이 보신 분들이라면 예상했겠듯이, 영화의 후반부에 이 장면이 나온다.


레이싱 자체가 속도를 잘 내는 게 중요한 게임이기도 하지만, 이 영화에서 소니는 조슈아와 마찬가지로 F1 트로피가 없는 선수다. 이야기만 따지고 봤을 때 소니에게 정이 갈 수밖에 없는 게, 소니는 그때 그 사고로 도박 중독에 빠져 현재 벤에 살고 있다. 그러면서도 레이싱이 좋아서 홍길동마냥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드라이버 모집 공고에 지원을 해 달린다. 그러던 와중에 자신이 떠났던 곳으로 다시 돌아가 새파랗게 어린 애랑 같이 팀으로 달려야 하는데, 이런 그가 잘 되기를 바라지 않는 게 더 이상하다. 영화에서 핵심 사건이 되는 조슈아의 부상 얘기와 소니의 인생 자체에 대한 얘기에서 공통되는 점이 있다. 그건 '기다림'이다. 조슈아가 소니의 말을 듣고 기다렸다면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을 거다. 소니는 아주 오래 걸렸지만 결국 돌고 돌아 다시 자신이 꿈꿨던 곳에 돌아온다. 속도에 관한 영화지만, 속도보다 중요한 건 기다림이라는 이야기를 한다고 느꼈다. 물론 그냥 기다리기만 하면 안 된다. 조슈아처럼 자신이 정말 기다렸다면 소니의 말대로 우승을 할 수 있었을지 성찰하고, 소니처럼 계속 갈망하며 어떤 모습이든 자신이 원하는 바에 있어서 계속 노력해야할 것이다.


적다보니 시간을 훌쩍 넘겼다. 사실 두 번째 문단에 앞부분은 빼도 되는 이야기라서 삭제할까 했지만, 프리라이팅이니까 그냥 남겨두기로 한다. 이만 마치도록 합니다.

14:31 마침.

(타이머 기록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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