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라이팅 31.바람

250909 프리라이팅

by 우주

22:21 프리라이팅 시작. 오늘의 주제는 바람.


어제 방의 창문을 열고 잠을 잤다. 내 방이 많이 더운 편이라 하루종일 선풍기를 달고 사는데, 요즘 날씨가 좋아졌다는 얘기를 듣고 어제 시험 삼아 선풍기 없이 잤다. 그랬는데 아침에 눈을 떠보니 방 전체에 선풍기를 틀어둔 것처럼 시원했다. 아니, 시원한 수준이 아니라 좀 쌀쌀한 정도여서 놀랐다. 덮고 있던 여름 이불에서 벗어나 침대 밖으로 나왔는데 몸에 소름이 돋았다. 잘못하면 감기에 걸릴 것 같아서 바로 창문부터 닫았다. 그리고 방금 헬스장을 다녀오느라 또 밖을 나갔다 왔는데 바람이 달라진 게 느껴졌다. 여름의 바람은 끈적하고 더운 반면 가을의 바람은 가볍고 시원하다. 여름이 갑자기 왔듯이 가을도 갑자기 왔음을 실감했다.


운동을 다녀오면 바로 씻어야한다. 그러지 않으면 정말 씻기 귀찮아지기 때문이다. 어차피 씻을 거 바로 씻는 게 몸도 마음도 편한 방법이다. 사실 씻는 것보다 귀찮은 게 머리를 말리는 일이다. 머리가 긴 사람이라면 다들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나는 머리숱도 많은 편이라 머리를 말리는 게 정말 일이다. 샤워는 오히려 금방 한다. 머리를 말리는 시간이 씻는 시간보다 오래 걸려서 그렇지. 그래서 지금 선풍기를 등 뒤에 둔 채 머리를 말리며 이 글을 쓰고 있다. 손목도 별로 좋지 않기 때문에 드라이기보다 선풍기 바람으로 머리를 말리는 걸 선호한다.


바람이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생각난 노래가 있다. 아이콘의 <바람>이라는 노래다. 후렴이 '불어라 바람 바람 바람 불어 휘파람 파람 파람' 이고, 랩 파트의 가사가 '우린 젊은이 아직 어른이 되기엔 멀었지 너무 무거워 철 들기' 이런 식의 청춘 노래다. 다른 노래도 있는데 이것도 마찬가지로 아이콘의 노래다. 이건 조금 더 유명해서 아시는 분도 있을 것 같다. '잠깐 멈춰봐 비가 오잖아 바람 불잖아 지금 가면 위험하니까 Hey Mr. airplane' 이라는 가사가 있는 사랑 노래 <Airplane>이다. 그 외에도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가 떠오른다.


<사랑을 했다>로 사랑받았던 아이콘을 좋아했다. 찌질한 사랑 노래가 좋았고, 자유로워보이는 바비의 랩을 좋아했다. 유일하게 가 본 아이돌 콘서트가 아이콘 콘서트다. 뭣도 모르고 가서 봤는데, 화면 안에서 사는 줄 알았던 사람들이 진짜 살아있는 사람들인 게 느껴져서 신기했다. 랩이나 춤에서의 힙합을 좋아하는데, 개성 있고 자유로워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랩도 힙합도 기술적으로 치열하게 노력해서 그런 모습을 만들어냈으리라. 그렇게 생각하면 산책을 하다 내 볼에 닿는 바람도 나름 열심히 움직이다가 나를 한번 쓰다듬고 간 거 아닐까?


22:51 마침.

(타이머 11:40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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