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라이팅 36.골목

250914 프리라이팅

by 우주

19:37 프리라이팅 시작. 오늘의 주제는 골목.


골목이란 '큰길에서 들어가 동네 안을 이리저리 통하는 좁은 길' 이라고 한다. 오늘의 프리라이팅은 애인을 위해 쓰기로 다짐했는데, 다행히 균열 같은 단어가 아니라서 쓸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우리의 사랑이라는 동네에서 서로를 찾아 숨바꼭질을 하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언제 마음의 길이 이렇게 많이 생겼는지 골목이 많은데, 서로 다른 골목에 우두커니 선 채로 어긋난 타이밍에 상대방의 이름을 외치며 찾고 있다. 매번 외침에 응답할 수가 없어서 불가피하게 메아리만 들릴 때도 있다.


그럼에도 나는 반드시 당신이 있는 골목을 찾아낼 거고, 울고 있다면 안아줄 작정이다. 당신이 나에게 지금 들려주는 구슬픈 기타 소리처럼, 아무리 당신이 피해도 꼭 찾아내서 닿을 거다. 그러니 부디 숨더라도 내가 찾아낼 수 있는 곳에, 닿을 수 있는 곳에만 있어주기를 바란다. 칸트가 이 글을 보면 프리라이팅이 수단으로 사용되었다고 화를 내겠군. 아무렴 어때, 내 사랑이 더 중요하다.


19:48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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