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915 프리라이팅
18:59 프리라이팅 시작. 오늘의 주제는 파도.
파도가 이는 바다는 생명력이 느껴진다. 깜깜한 바다에 거센 파도가 일 때는 그것이 살아있는 걸 넘어서는 것 같다고 느낄 때도 있다. 땅의 살아있는 것들을 집어삼킬 것처럼 무섭게 울어대는 것이다. 부산에서 같은 바다를 보는데 낮의 바다는 잔잔하고 아름다웠던 반면 밤의 바다는 반대로 무섭게 느껴졌던 것이 생각나서 적어본다.
파도는 '바다에 이는 물결' 말고도 '강렬한 심리적 충동이나 움직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뜻을 가진다. 행복의 파도, 우울의 파도. 불안의 파도, 쾌락의 파도. 잠을 많이 못 잤는데 일정이 있어서 일어나야 할 때 느끼는 졸음의 파도. 필라테스를 하는데 오늘따라 유난히 안 되는 동작이 많을 때 순간적으로 느끼는 부끄러움의 파도. 새벽에 갑자기 야식을 먹고 싶을 때 닥치는 식욕의 파도. 내가 당신을 얼마나 생각하고 있는지 몰라줄 때 밀어닥치는 서운함의 파도. 하루 동안 느낀 파도를 대강 떠올려봐도 이만큼이다.
어쩌면 지금 밀려오는 파도는 밤에 일기 시작하는 후회의 파도인가 보다.
19:13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