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태어나자마자 갓난아이 때 일정기간은 눈을 뜨지만 눈으로 보지는 못 한다고 한다. 또한 세상과 이별할 때 심장이 멈추어도 의식이 바로 정지되진 않는다고 한다. 태어나서 어린 시절부터 이런저런 얘기를 듣고 생각을 하며 살지만 사색이란 것을 하려면 어느 정도의 지식이 축적되고 사고의 깊이가 있어야 할 것이라 생각된다.
사색은 잡념과 달리 존재에 대한 인식이 요구되며 삶의 이치를 찾는 생산적인 작업이라 생각된다. 나의 경우 대학에서 1학년을 보낸 후 사색이란 걸 하기 시작하였다. 1학년 때에는 별생각 없이 어른이 됐다는 기분에 그전엔 할 수 없었던 음주나 흡연도 해봤고 입시공부만 하다 보니 머리에 별로 든 게 없어 지식을 쌓는 노력을 해보기도 하였다. 그리곤 군입대 관련 현실적인 고민을 하기도 했고 삶 자체에 관한 고민이란 걸 하기 시작하였다. 존재의 시작은 생명의 탄생으로부터 시작되지만 태어난 사람 자신의 선택으로 이루어진 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일단 인간은 태어나서 교육을 통해 인간으로서 해야 할 도리, 예절, 책임 등을 배우고 실천하게 된다. 그리고 직업을 갖고 살다 늙으면 모든 걸 그대로 두고 눈을 감게 된다는 사실이 너무나 공허하고 허무하게 느껴졌다. 이러한 인생의 공식은 신분, 재산의 정도에 관계없는 일이라는 사실이다.
이런 식의 생각을 하면서 자신이 남은 생애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다시금 사고하게 되었다. 학문을 하는 삶을 택한 사람들은 자신이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깨닫고 나서 하는 공부가 진짜 공부라고 한다. 그렇다면 살면서 늘 함께하는 것들, 즉 가족, 친구, 돈, 직업, 건강 등도 그 의미를 당위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단 하나의 깨달음의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가족과 함께 사는 것은 어찌 보면 축복일 수 있다. 혼자 고독하게 사는 것은 다른 대안이 없다면 모르겠지만 함께 할 가족의 존재는 남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다는 것도 황량한 인생을 복되게 해 준다. 돈의 경우 어느 정도가 좋다고 딱히 말하긴 어렵지만 최소한 의식주에 대한 어려움은 덜고 자녀 교육시킬 수 있는 정도 가진다면 괜찮지 않을까? 돈은 가질수록 더 갖고 싶은 것이겠지만 돈이 너무 많아서 문제 되는 경우라면 좀 적은 것도 복 아닐까? 직업은 자신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일이어야 한다고 본다. 건강은 노력과도 관련이 있어 싫어도 꾸준히 해야 하는 것이긴 하다. 하지만 운동하는 시간이 나름 기다려도 지고 그 자체의 기쁨이 있어야 지속적일 수 있다고 본다.
이상의 내용이 사색을 통해 깨닫게 된 것들이라 감히 말하고 싶다. 우리는 지금까지 살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 왔다. 지금의 성숙함을 20대나 30대 때 가질 수 있었다면 훨씬 삶의 질이 나아지지 않았을까 싶은데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인가 보다. 이 또한 사색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