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세상을 놀라게 하는 일, 그것도 사회적으로 명망이 있다는 남성이 자신의 인격을 송두리째 추락시키고 주변에서 왜 저런 짓을 할까? 할 정도로 고개를 젓게 하는 일. 본인 스스로도 자제력을 통제 못하는 불가사의해 보이는 일이 있다. 그것이 남성의 과다한 '성적 일탈'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일들이 정치적 비사로 등장하기도 했는데 대표적인 메가톤급 사건의 주인공이었던 인물들이 있다. 미국의 클린턴, 한국의 박정희. 또 하나의 인물은 남녀 간 자유로운 교류나 소통이 금기시되고 예의범절을 지나치게 강조하던 조선시대에 그것도 만인의 존경의 대상이었던 왕이 반대로 백성들의 손 까락 질 받는 대상으로 추락한 인물 융, 연산군이다.
세 사람은 몇 가지의 공통점이 있다. 첫째 이들은 일국의 대통령 혹 왕이었고, 둘째 두뇌가 남들보다 좋았던 총명했던 사람들이었으며, 셋째 이들은 어릴 때 가정적으로 부모의 사랑을 정상적으로 받으며 자라지 못했다는 점이다. 클린턴은 생부가 본인 출생 3개월 전 사고로 사망하여 모친이 재혼함에 따라 술만 먹으면 자식들과 처를 구타하던 의붓아버지 밑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며 자랐고, 박정희도 모친이 40대 중반에 임신을 하게 되어 원치 않던 막내 자식을 낳지 않으려고 온갖 방법을 써 보았지만 끝내 실패하여 어쩔 수 없이 낳은 자식이었다. 이들보다 도가 훨씬 지나쳤던 경우가 연산군. 연산군은 자신이 태어나기 전 자신의 생모 윤 씨가 여성의 칠거지악 중 하나인 '투기'로 인해 미움을 사서 폐비가 되었고 결국 사약을 받고 죽음을 당하였기에 모성애를 느끼지 못하고 자란 인물이었다.
박정희의 경우는 태어나서도 모친이 입버릇처럼 세상에 안 나올 놈이 나와서 사람을 애먹인다고 하는 얘길 귀가 따갑게 들으며 자랐다. 스물 나이가 되자 하도 집에서 결혼하라고 해서 마지못해 결혼했던 사람이 첫 번째 배우자. 그 사이에 딸 하나를 낳았고 그 딸이 얼마 전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당시 부부간 애정은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 친구 결혼식에 들러리로 갔다 상대편 들러리였던 한 여자를 좋아하여 그 여자와 동거에 들어간다. 하지만 좌익 경력 때문에 여수 순천 사건 때 조사를 받다 사랑하던 그녀가 그를 버리고 떠났다. 그때 그는 무척이나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고 한다.
흔히 연산군이라는 왕을 떠올리면 평생 정치는 하지 않고 비정상적인 짓만 하고 살았던 성도착증 환자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연산군이란 왕은 제위기간 12년 동안 처음 10년간은 정치를 꽤 잘했던 왕이었다. 연산군은 왕이 되기 전 생모의 죽음을 모르고 있었던 것 같지만 실제 이미 어떻게든 알고 있었지만 내색을 하지 않고 부친 성종이나 인수대비로부터 경쟁자들 대비 꽤 좋은 평가를 받아 세자로 책봉되고 왕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10년간 왕 노릇을 나름 잘했다. 그리곤 그 후 2년간 한마디로 종잡을 수 없는 비상식적 행실을 보이다 중종반정으로 왕위를 빼앗기고 쫓겨난 비운의 주인공이었다.
이렇듯 세 사람 모두 어릴 적 공통적인 심리, 정서적인 문제를 가진채 그 '애정 결핍'이라는 뇌관이 마음속에 잠재되어 있었다. 그것이 한참 지나 제어하기 어려울 정도로 무섭게 폭발한다. 결국 이들의 도가 지나친 여성편력과 성적 일탈은 애정 결핍과도 뭔지 모를 연관성을 가졌으리라 보인다.
남자의 정상적인 성격 형성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모성애라고 한다. 별 탈 없는 가정에서 모성애를 받으며 성장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겉으로는 표시가 잘 안 날지 모르나 심리적 안정감이 크게 다를 수 있다. 그러한 불안 정 심리가 결국은 무서운 '성적 일탈'로 폭발할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다.
남자는 암만 호탕하고 그릇이 큰 사람도 결국은 여성에 의해 만들어지는 존재이다. 태어나서 기어 다니기 전까지 먹고 자고 놀던 곳이 어머니의 품이고 그 후 성인이 되면 어릴 적 어머니의 대역을 하나 구해 가정을 이루며 산다. 아무리 배우자가 남자를 사랑하고 편하게 해 준다고 해도 어머니의 무조건적 사랑과 비할 바는 아니다. 부부간 사랑에는 알게 모르게 조건이란 게 존재한다. 남자가 돈을 잘 벌어오면 밥상의 반찬 수나 질도 좋아지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내가 어쩌다 이런 남자를 만나~~". 동서고금을 통틀어 배우자와의 절교를 의미하는 이혼은 다반사이지만 모친과의 절교란 말은 익히 들어보지 못했다. 교도소에서 사형수의 경우 면회 오는 사람들이 하나씩 발길을 끊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사형장에 끌려갈 때까지 끝까지 면회를 오는 사람은 어머니가 유일하다고 한다. 그런 사랑이 모성애인데 모성애를 제대로 느끼지 못한 경우 마음속 한편에 뭔지 모를 불안 혹은 불만이 늘 자리하고 있지 않을까? 위의 셋 인물 중 클린턴은 모성애보다 부성애의 결핍이 느껴지는데 모성애와는 다를지언정 부성애도 한 인간의 삶에 영향을 꽤나 미친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한다. 성적 욕구나 충동이란 게 아예 없다면 인간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과다하거나 제대로 정제되지 않을 경우 심각한 폐해를 가져올 수 있다. 한 남성 혹은 한 가정의 몰락을 가져온다. 또한 이러한 폐해와 관련한 것이 결국 애정 결핍이란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