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자기밖에 모르는 인간을 이기주의자라고 부른다. 이런 유형들은 남들 앞에서 한치의 손해도 안 보려고 하고 늘 당당하게 자기주장을 펴면서도 남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관심 자체가 없다. 그러니 남을 도와준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이다. 세상의 이치란 건 자신이 힘들 때 남의 도움을 받으면 보은 하려는 마음이 생긴다. 따라서 남에게 베푼 것은 반드시 언젠가는 자신에게 되돌아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의 도움을 받고도 언제 그랬느냐 하는 식으로 모른 체하는 사람은 얌체라고 한다. 또한 남이 힘들 때 외면을 한 사람은 자신이 힘들 때 남의 외면을 받게 되는 것이 또한 인생이다.
이기주의자는 자신이 개인주의자라고 한다. 서양의 개인주의는 자신이 이익을 중시하는 만큼 남의 이익도 존중해준다. 개인주의가 국내에 상륙해서는 자신의 이익만 따질 뿐 남의 이익은 뭉개는 걸로 변질된 듯하다. 이기주의는 그 근원을 가정에서 찾을 수 있다. 다시 말해 부모가 자식을 그리 키웠기에 그리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 자신도 어린 시절 모친의 편애를 받으며 자라다 보니 나 자신만 아는 이기주의자였다. 그 후 대학 때 객지에서 외로움도 느껴보고 삶 자체에 대한 고뇌의 시간을 가지면서 나 자신이 잘못 살았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단편적인 지식보다 존재나 삶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의식을 통한 깨달음이 없다면 인간은 늘 자기밖에 모르는 어린아이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다 대학 졸업 후 대학원 과정에서 지독한 이기주의자를 만나게 되었다. 그 사람은 나이도 나보다 몇 살 위였지만 집에서 막내여서인지 하나에서 열까지 자기밖에 몰랐다. 게다가 어떤 이유인지 군 복무도 면제된 사람이었다. 그러니 나이는 성인이지만 지 혼자 지 이득만 차리는 유아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나는 방값 좀 아끼려고 그 인간과 몇 달 같이 지내다 결국 따로 살게 되었는데 그 후 간혹 한 번씩 마주칠 때에도 아는 척을 하기가 싫었다. 앞으로도 볼 일은 없길 바란다.
이기적인 태도는 무엇보다 눈앞의 이익만 좇는 근시안적인 사고 때문일지 모른다. 남은 죽든 말든 나만, 미래에 어찌 될지 모르지만 당장 뭔가를 손에 넣겠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한 번쯤 심각한 질병이나 사고 혹은 재앙을 당할 경우 얄퍅한 사고방식에 일대 전환이 생길지 모른다. 극한 상황이 온다면 자기 자신의 말과 행동으로 인해 꽤나 많은 사람들이 상처나 피해를 받았다는 사실을 뒤늦게나마 깨닫게 되고 자신이 어떤 식으로 살아야 할지 스스로 반성하게 되기도 할 것이다.
이기주의자에도 등급이 있는지 모른다. 가장 악질적인 경우가 과거 삼풍백화점 건물주와 같은 인물이지 않을까 한다. 건물이 무너져 많은 인명사고가 났을 때 처음엔 자기와 무관하다고 딱 잡아떼더니 건물 공사 때 규정을 어기고 부실공사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그제야 눈물을 흘리며 잘못을 시인했다.
현대사회는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어떨 땐 피나는 노력을 하고도 그 과실을 남이 뺏아가는 경우도 있을지 모른다. 따라서 늘 실속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자기만이 아니라 함께 잘 살 수 있는 세상이 될 때 자신도 그 과실 배분에 함께 참가할 수 있으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