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람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자기 처지를 남들과 비교하기 좋아한다. 학창 시절부터 남들과 성적을 비교하는 게 습관이 되어 그럴지는 모르지만 비교하는 습성은 자신을 자극하는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오히려 자신만의 고유한 가치를 축소시킬 뿐 삶에 그다지 도움을 주지는 못한다. 차라리 자신보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위안을 받는다면 몰라도 그 반대의 경우라면 자신을 초라하게만 하고 삶의 의욕만 감퇴시킬 수 있다. 인간들 간 비교, 특히 꽃길에 꽃마차를 타고 멋진 음악을 들으며 가는 사람과 자갈길을 투벅투벅 걸어서 가는 자신을 비교하는 것이 왜 무의미한 것인지에 대한 이유를 몇 가지로 정리해본다.
첫째, 현재의 위치란 인생으로 볼 때에는 하나의 부분 혹은 과정이며 결정된 것이라기보다 일단 가변적인 것이다. 그걸 전체인 양 또한 완전히 결정된 걸로 생각하여 단정 지을 순 없다. 과거에 일이 잘 되었을 때도 떠올릴 필요는 있다. 과거 잘 나가며 주변의 부러움을 온몸으로 받던 사람이 한순간 몰락하는 일도 있기에 더욱 그러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영광과 추락이 교차했던 극단적인 경우를 기억한다. 과거 무척 잘 나갔던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명문고와 명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고시를 수석으로 합격한 후 판사 생활을 하다 유명 로펌의 변호사가 됐는데 경제적 혹은 사회적으로 세상에 뭐 하나 부러울 것 없이 살던 사람이었다. 그는 대학시절에 내가 알던 지인의 고교 동기였기에 한 번은 그를 통해 연락처를 물어 그 지인과 통화를 한 적도 있었다. 그러다 시간이 한참 지나 그 지인에게 또 한 번 연락을 해볼까 싶어서 네이버에 그 사람의 이름을 조회했는데 그는 몇 년 전 이미 사망한 걸로 나왔다. 그 이유가 그는 처갓집 회사의 대표를 하였던 모양인데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차에 연탄을 켜놓고 스스로 최후를 맞이한 것이다. 나는 순간 세상에 이런 일도 있구나 하고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둘째, 인생에서 영원한 승자와 영원한 패자는 존재하지 않기에 그러하다. 과거 한 번은 야구경기 도중 살벌한 경쟁을 벌이던 두 팀간에 충돌이 발생하였다. 당시 TV 중계를 하던 진행자의 말이 "사실 영원한 승자와 영원한 패자는 없지 않습니까"였다. 목숨을 걸고 시합을 해서 승자와 패자는 나오지만 다음 시합에서 승자는 패자도 되고 패자는 승자도 되듯 인생도 매번 희비가 교차하는 것이다. 또한 인생을 성공했다는 사람도 영광을 보자기에 싸서 가지고 갈 순 없고 오히려 하나도 빠짐없이 있는 그대로 놔두고 눈을 감을 수밖에 없는 게 인생이다.
셋째, 사람들은 저마다의 개성과 재능을 가진다. 따라서 비교를 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비교를 하려면 비슷한 재능은 재능끼리 따로 분리해서 하는 것이 적절할지는 모른다. 하지만 세상의 비교 기준은 대개 연봉과 사회적 지위와 가진 재산이다. 어떤 이는 부모의 도움을 많이 받아 쉽게 어느 정도의 위치에 도달하는 반면 어떤 이는 어릴 때 힘든 환경에서 갖은 고생을 하며 살기도 한다. 이 두 가지의 경우를 현재의 위치만으로 비교한다면 논리적으로나 형평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이렇듯 우리는 인간을 마치 백화점에서 물건을 고르듯 줄을 세우고 비교하는 데 너무 익숙해 있으며 그 자체를 즐기기도 한다. 그것도 정신적인 가치도 아닌 연봉과 소유한 재산이 주요한 비교 척도가 되는 이 세상에서 정신적인 인간을 물질적이고 금전적으로 서로 비교하며 결론을 내어 단정해버리는 것은 한마디로 그 자체가 어리석고 우스꽝스러운 코미디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