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결합

by 최봉기

사랑은 혼자서 하는 게 절대 아니다. 둘이서 마음이 하나가 될 때 비로소 사랑이란 꽃이 피게 된다. 혼자서만 상대방을 죽도록 좋아하는 마음을 가질 경우가 있는데 나는 그런 사랑을 한 적도 있고 받은 적도 있다. 둘 다 사랑이 아니고 사랑을 향한 간절함에 불과하다. 그러다 상대방이 그 간절함을 늦게 알아차리고 마음을 주려할 수도 하지만 처음에 상대방이 그 간절함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에는 나름 이유가 있다. 나의 경우는 현실적 조건이 맞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다. 병역을 아직 마치지 않았고 그로 인해 취업도 하지 않은 상태였던 것이다.


둘이 한마음이 되어 죽도록 사랑을 할 경우에도 100% 결혼에 골인하는 건 아니다. 극단적으로 결혼 전 한 여자가 남자의 애를 3번씩 가졌지만 그때마다 남자의 모친이 유산시켜 버린 경우도 본 적이 있다. 또 어떤 경우는 남녀가 교제를 했는데 남자 집안에서 여자를 내켜하지 않자 결국 남자가 마음을 바꿔먹고는 여자를 더 이상 만나지 않은 경우도 보았다. 대개 집안의 반대가 심할 경우라 하여도 두 사람의 사랑이 확고하다면 결국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하게 되는 경우가 좌절되는 경우보다는 많다. 결혼 당사자는 가족이 아닌 두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족 반대에도 불구 결혼을 한 경우 결혼 후 생활이 평탄치 않은 경우도 많기에 가족이 반대하는 결혼을 굳이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내가 20대 때에는 결혼에 집안이 개입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기도 했지만 예순 근처 나이가 되니 약간 조심스러워진다.


위에서 언급한 첫 번째 경우처럼 여자가 혼전임신까지 한 경우라면 여자는 남자를 사랑했으리라 보이며 남자도 세 번씩 임신을 시켰을 경우라면 사랑을 했음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 결국 결혼하지 못했다면 두 사람 모두는 큰 상처를 안고 살게 된다.


두 번째의 경우 둘은 좋아했기에 교제를 한 것이라 보는데 집에서 반대한다고 남자가 그 여자와 헤어졌다면 그 남자의 진실성을 의심해야 할지 어떨지 모르지만 결합되지 않은 사랑이다. 1970년대에 가수 양희은이 서유석이란 선배 가수를 사랑했다고 하는데 남자 집안에서 볼 때 여자 집이 부모의 이혼 등으로 사정이 어려워 반대했고 결국 둘은 헤어지게 되었다. 아마 남자도 여자를 좋아하긴 했겠지만 깊은 사랑은 아니었던 듯싶다.


이와 반대로 집안의 반대가 컸음에도 결혼을 했지만 결혼 후 파경을 맞는 경우가 있다. 한 경우는 재벌가 딸이 경호원을 순수하게 사랑하여 결혼한 경우이고 또 한 경우는 한 야구선수가 연상의 TV 탤런트를 사랑해서 결혼한 경우이다. 첫 번째는 삼성가 이건희 회장의 딸 이부진의 경우이고 두 번째는 야구선수 조성민과 최진실의 경우이다.


이부진은 아저씨 같던 경호원을 순수하게 좋아하여 결혼한다고 했을 때 부모는 반대했고 남자 집에서도 재벌가의 사돈이 되어 팔자 고칠 생각은 없어 결혼을 반대한 걸로 전해지는데 결국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고 결혼을 시켰지만 자식을 낳고 나서 재산분할 관련 문제가 터지며 결국 이혼을 하게 되었다.


조성민의 경우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로 온갖 기대를 모았고 최정상의 위치에 있었지만 어느 날 연상의 국민배우를 사랑하게 되었다. 최진실의 모친이 두 사람의 사진을 가지고 관상을 잘 본다는 한 스님에게 보여줬더니 둘은 안 맞으니 결혼하면 안 되는데 만약 결혼할 경우 둘 다 죽을 수 있다는 말도 했다고 하는데 결국 예언한 대로 되었다.


20대 때 누구나 이성을 만나고 한 번은 깊이 빠지게 된다. 연애할 경황이 없어 이성과의 달콤하고 짜릿한 경험 한번 없는 사람의 경우 맞선을 보고 결혼을 해서 가정은 갖겠지만 젊은 시절 맛보지 못한 사랑의 보상심리로 늦게 딴짓을 할 수도 있다. 20대 때의 순수했던 사랑은 결혼으로 이어져 결혼 후 배우자를 끝없이 또한 한결같이 사랑하는 동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순수하기만 하다는 이유 때문에 결합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나의 경우가 그러했다고 밝히려니 약간 쑥스러워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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