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나라로 올라간 친구들

by 최봉기

세상에 와서 살면서 누구나 하나씩의 꿈을 가진다. 꿈이란 건 무척 다양하다. 정치인, 사업가, 장군, 학자, 스포츠맨, 영화배우 등. 꿈을 좋은 환경에서 이룰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고인이 되신 정주영 전현대그룹 회장의 아들들은 자신들이 사업가가 되려고 할 경우 큰 어려움 없이 그 꿈을 이룰 수 있고 과거 '농구의 황제'란 별명을 가진 허재와 같은 스포츠 스타의 아들이 농구선수가 될 꿈을 가질 경우 마찬가지로 비교적 순탄하게 그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학창 시절 때 새 학기마다 반편성후 신상명세서를 작성할 때 가족관계, 주소, 취미, 부친의 직업 등과 함께 존경하는 인물과 장래 희망을 기록한다. 처음 넷 항목은 현재의 것들이지만 그다음 두 항목은 꿈과 관련된다. 현재의 사정은 어렵지만 재능과 의지로 가슴에 품은 꿈을 이룰 잠재력이 있는 경우가 있는 반면 현재 환경은 좋지만 안일하고 열정이 부족하여 장래가 밝지 못한 경우도 있다. 현재 집안 환경도 좋고 재능과 열정도 있는 경우는 '신의 아들', 현재 처한 환경도 나쁘고 재능과 열정도 없다면 '어둠의 자식'이 된다.


학창 시절 집의 사정이 어려워 기본생활조차 쉽지 않은 경우에도 희망을 걸만한 유일한 대안이 있다면 그건 공부였다. 80년 초 교육개혁으로 학원과 과외가 금지되며 대학입시를 학교교육에 전적 의존하게 되었다. 그때는 과거와 달리 집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친구들 중에서 명문대를 진학했던 경우가 그전보다는 상대적으로 많았다. 한 번은 과외 금지 전 부잣집 친구 하나가 학교 출석도 하지 않고 집에 가정교사를 불러 몇 달씩 공부를 하고는 학교로 원복 했는데 성적이 크게 오르지 않았다.


돈도 돈이지만 결국 자질과 노력으로 결과가 나오는 것이 공부라는 사실을 재확인하게 된다. 집안 사정이 어려웠던 친구 중에서 자신의 재능과 노력으로 과거 궂은 날씨의 생활을 청산하고 '무지개 나라'로 올라간 친구들이 몇몇 있다. 내 주변에 부산에서 치과를 하는 박모 원장과 유명 대기업 최모 대표가 그러하다.


이 친구들의 공통점은 힘든 환경에서도 자신들의 처지를 비관하거나 세상을 탓하지 않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타고난 재능을 바탕으로 줄곧 노력하며 생활해 온 경우이다. 좋은 환경에서 남부럽지 않게 지내며 공부까지 잘했던 친구들은 화창한 날씨의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라고 한다면 어려운 환경에서 성공을 거둔 친구들은 궂은날을 잘 이겨내고 하늘의 무지개가 있는 나라로 올라간 경우라 해도 어색하지 않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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