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먹고 자고 배설하는 점은 동물과 별반 차이가 없다. 동물도 완전하지는 않지만 자신들만의 소리로 의사소통을 한다고도 하고 저능하지만 두뇌도 있다고 한다. 동물도 성욕이 있어 교미를 하고 세끼도 낳는다. 하지만 동물의 행동은 이성적인 것이 아닌 본능적인 것이라고 한다. 양심이란 게 없어 배고플 땐 약한 동물을 죽여서 잡아먹고는 슬퍼하거나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 그런 이유 때문에 동물은 인간과 달리 자살이란 걸 하지 않는 것 같다.
인간은 갓난아이일 때엔 동물과 별반 차이가 없지만 성장하며 동물과는 달리 지적 능력을 갖춘 고차원적인 존재로 변화한다. 본능에 의존하다 사고하기 시작하고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게 되며, 생존을 위해 약육강식을 하는 동물과 달리 자신보다 약한 사람들까지 존중하고 배려하는 예의범절도 갖춘다. 하지만 무한 경쟁이 펼쳐지는 척박한 삶 속에서 정신적인 바탕이 무너지기도 한다. 전통적 자급자족 형태의 농경사회가 산업화, 자동화되며 생활 수준은 급속히 높아졌지만 생존경쟁이 가속화되며 살기는 갈수록 힘들어지고 행복 수준은 떨어졌다.
이젠 '적자생존'이나 '정글의 법칙'이란 말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고도의 지적 능력을 갖춘 인간이 공존공영해 나가야 함에도 이기적이고 독선적이 되어 승리한 자만 모든 걸 차지할 뿐 패배자는 갈 곳이 없다. 게다가 인간은 국가 간 전쟁도 하며 합법적으로 대량살상까지 한다. 돈 없고 힘없는 사람은 모습만 인간이지 짐승과 별반 차이가 없다. 현재 세상의 흐름으로 볼 때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짐승과 달리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한다는 인간이 만들어 놓은 게 짐승과 별반 차이 없는 약육강식의 세상이라니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게 분명하다. 힘없고 돈 없는 사람도 무시받지 않고 존중받을 수 있는 세상이 존재할 수는 있을까? 장담할 수는 없지만 만일 현재의 승리자들이 무의미한 현재의 승부를 무승부로 돌릴 수만 있다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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