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화된 현대인이 애타게 찾는 것은 현대판 금은보화라 할 로또 당첨 일지 모른다. 사실 나 자신도 잘 때 똥꿈을 꾼 적이 있는데 꿈에 똥이 나오면 횡재하게 된다고 해서 한번 로또를 사본 적도 있긴 하다. 결과는 혹시나가 역시였다. 내가 꾼 꿈보다 대단한 꿈을 꾼 자들이 많았는지 모를 일이다.
만일 내가 산 로또가 당첨되어 거금이 손에 들어올 경우 어떻게 할지 상상을 해보게 된다. 우선 로또에 당첨된 사실을 가족에게까지 극비로 하고 찾아 통장에 넣어두고 뭐부터 할지 생각할 것이다. 남들이 알지 못할 것이니 평소에 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 또한 돈이 아까워 못해 봤던 걸 해보려 할지 모른다. 강남에 텐프로라는 고급 룸살롱에 한번 가서 얼마나 예쁜 여자들이 있는지도 보고 거기서 한술 더 떠 작은 집을 하나 만들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초호화판 크루저 여행을 가볼 수도 있다. 로또 당첨과 같이 하늘에서 어느 날 떨어진 돈으로 욕망에 불탈 경우에는 자신의 삶이 피폐해지기 쉽다. 가족에 대한 신의를 저버리게 하며 소중한 가정을 파괴할 가능성이 높다.
솔직히 힘 하나 안 들여 생긴 거액일수록 돈이 진정 필요한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한다든지 하는 인간적인 생각은 하지 않게 된다. 오히려 고생해서 힘들게 번 돈이라면 위에서와 같이 허튼 곳이 아닌 힘든 처지의 이웃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이렇듯 땀과 고생의 흔적이 묻어있지 않은 돈은 마치 독과도 같이 인간의 삶을 망치게 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만일 현재와 같이 건강하지 않고 나의 삶이 한 달 혹은 일 년 밖에 남지 않았다고 가정한다면 어떨까? 그럴 경우에도 로또 당첨 때와 같이 평소 못해 본 걸 해보다 시간이 되면 돈을 다 써보지 못하고 남긴 채 아쉬워하며 눈을 감아야 할 것인가?
이렇듯 존재의 가치란 현재의 모습보다는 하나의 가정을 통해 좀 더 뚜렷해짐을 느낄 수 있다. 그것도 욕망 속의 자신과 종말에 다다른 자신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현재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