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이 비정상적인 사람을 두고 "돌았다" 고 한다. "돌았다"는 사람은 일반인과 격리되어야 할 대상이지만 정상인들과 비교하면 약간의 차이만 있는지 모른다. 얼마 전 갑자기 이상해진 사람이 있었다. 평소 배려심도 있고 평도 좋았던 사람이 생활고 속에서 밤낮 가리지 않고 일을 하더니 정신이 갑자기 이상해지며 언행이 정상을 벗어나게 되었고 결국 직장에서 퇴직을 권고받게 되었다. 주변 사람들은 안타까워하며 얼마씩 갹출해 모인 돈을 정신과 치료를 받는 그에게 전달하였다.
흔히들 정상적 혹은 상식적이란 말은 감수성이 대개 일반인들의 평균 수준인 경우인 반면 감수성이 너무 떨어질 경우 미련하다거나 바보 같다고, 반대로 너무 앞설 경우 좋게는 비범하다고 하겠지만 때에 따라서는 비정상적이라고도 할지 모른다. 예를 들어 한번은 죽게 되는 것이 인간의 운명이지만 마치 내일 삶의 종말이 올 것 같다는 생각에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심하게 번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비정상적이란 얘기를 들을 수도 있다.
이렇듯 세상은 상식이나 평균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맞춰져 있기에 너무 앞서 갈 경우 동물원의 원숭이 취급을 받을 수도 있다. 내가 대학원에서 학부와 달리 새로 선택한 전공에 적응을 못하고 방황할 때 누군가 자신의 형 얘길 해주었다. 자기 큰 형이 두뇌가 매우 뛰어나 비평준화 시절 대구의 최고 명문고에 탁월한 성적으로 입학을 했는데 그 후 학교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하여 남들이 대입 관련 영어, 수학 공부에 매달릴 때 그는 니체, 키에르 케고르 등 철학에 심취하며 학교 성적이 계속 떨어지자 지켜보던 가족들이 애가 타 정신과 전문의에게 치료를 의뢰했다고 한다. 정신과 전문의는 그를 한마디로 천재라고 했다는 것이었다. 동생의 말에 따르면 형은 어린애처럼 마음이 티 없이 맑았다고 했다. 결국 다른 친구들이 SKY대를 갈 때 그는 지방대 농대를 진학하였다. 그 후 누가 한의학을 권해 한의대로 갔는데 한의학 공부를 하면서 비로소 공부에 재미를 붙이게 되었다고 한다.
이 사람은 자신의 지적 수준이 평균 대비 너무 앞서 있었기에 학교의 교육과정과 진로 등 모든 게 맞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현실 적응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달랐을지 모르지만 천재가 현실 속에서 비정상적인 사람 취급을 받게 되었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세상에 있는 온갖 종류의 통념들은 그것을 최선의 대안으로 받아들이는 다수에 의해 지금껏 뿌리를 내려온 것들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통념이란 게 어느 정도의 타당성을 가지는 것인지는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중세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태양이 지구 주변을 돈다고 믿어왔는데 한 사람만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여 종교재판에 회부되기도 했다. 구세주 예수님과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도 그 시대에서는 비정상적인 인간으로 취급받지 않았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