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한 해 마음고생이 심했을 많은 이웃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새해를 맞이하며 뭔가 희망적인 일이 생기길 손 모아 빌어본다. TV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코로나로 매출이 급감하여 하는 일을 접을까 해도 당장 2억 정도의 손실이 발생하니 접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거리는 한 자영업자의 인터뷰 내용이 머라를 짓누른다. 코로나와 같은 재앙이 없고 경기가 좋았을 땐 장사하는 사람들도 돈벌이하는 재미로 피곤함을 잊고 일했을 텐데 이런 상황이 되리라 생각한 경우는 많지 않았을 것 같다. 아무튼 새해의 태양은 다시 떠올랐고 올해에는 코로나 치료제와 벡신 접종 확대 및 방역 강화 등으로 깜깜한 터널을 지나 뭔가 좋은 소식이 하나씩 둘씩 생기길 바랄 따름이다.
인생을 항해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이제는 고인이 되신 초등학교 6학년 담임께서 하신 말씀이 기억난다. 과거 태풍이 불 때 배를 탄 적이 있었다는데 어마어마한 파도가 일고 배에 탄 사람들이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을 때 조타실에 있던 선원이 갑판에 나와했던 말이 "바람이 좀 부네" 였다고 한다. 모르긴 해도 배를 오래 탔던 사람들은 승객들보단 위험한 상황을 훨씬 많이 경험해 봤기에 어지간한 풍랑 정도로는 크게 주눅 들지 않는다는데 결국 무시무시한 풍랑을 헤치고 그 배는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스포츠 중에서 인생의 단면이라 할 수 있는 종목이 야구라고 생각한다. 9이닝을 하는 동안 천당과 지옥을 넘나드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계속 편안하게 점수를 내면서 일방적으로 승리하는 경우는 많지 않고 관중의 입장에서 그런 경기는 별로 재미가 없는 경기이다. 과거 1995년 코리안시리즈 롯데와 OB경기 때 누상에 주자가 둘씩 있고 안타 하나가 나오면 경기의 흐름이 뒤집어지는 상황에서 OB는 백전노장 박철순이 교체되어 나왔다. 당시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나마저 초조해졌건만 박철순은 태연하게 인코너로 헛스윙을 유도한 후 바깥쪽으로 변화구를 던져 삼진을 잡고는 유유히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래서 박철순이었나 싶었고 원년도의 22연승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1592년 5월 발발한 임진왜란은 1598년 12월에 끝날 때까지 7년간 조선이란 나라를 초토화시켰다. 부산진을 함락시킨 왜군은 20일 만에 한양을 점령한다. 조선은 조총으로 무장하여 파죽지세로 공격하던 왜군에 상대가 되지 않는 무기와 전력으로 버텼지만 왜적을 크게 무찌른 3개의 대첩이 있다. 한산대첩 (1592.7)에서 이순신은 왜적함 60척을 전멸시켰고, 진주성 대첩에서 진주목사 김시민은 1차로 (1582.10) 3만의 왜적을 상대로 고수하다 의병장 곽재우의 가세로 물리쳤으며 2차에서(1593.6) 의병들이 합세하여 항전하다 전원 순국하였다. 행주대첩 (1593.2)에서는 전라 순찰사 권율이 서울 수복을 위해 북상하다 부녀자들까지 합세하여 돌을 나르며 또한 왜적을 크게 무찔렀다.
이상 절망적인 상황에서 노련미와 불굴의 투지 및 지혜를 총동원하여 놀라운 결과를 이끌어낸 사례들을 스케치해 보았다.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닥칠 때 겁부터 먹거나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자포자기가 될 경우엔 사태가 악화될 뿐 나아지기 어렵다. 어떤 상황이라도 극복해 보겠다는 초인적인 의지를 가진다면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오래 동안 축적해 온 재산은 감당 못할 재앙이 올 경우 하루아침이 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축적한 경험과 판단력은 계속 남아서 끝까지 자신을 지켜주는 힘이 될 수 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있다. 뭔가 하려 하는 사람들은 주변 사람을 감동시키는데 결국은 하늘도 감동시키게 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