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도덕교과서에는 사람의 유형을 크게 된 사람, 든 사람과 난 사람으로 구분한다. '된 사람'은 인간이 된, 즉 행동이 바른 사람이고 '든 사람'은 머리에 든 지식이 많은 사람인 반면 '난 사람'은 교육을 많이 받지 않았더라도 이해력과 판단력이 뛰어난 유능한 사람이다.
된 사람과 든 사람 혹은 든 사람과 된 사람은 겹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난 사람의 경우는 왠지 다른 두 유형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된 사람이나 든 사람이 시골의 전통가옥 혹은 서울의 변두리 지역에서 사는 평범한 주민이라면, 난 사람은 강남의 최고급 아파트나 주상복합 혹은 신흥주택가의 고급저택 등에서 사는 사람이란 느낌이 든다. 어찌 보면 난 사람은 집안이나 학력 등이 중시되는 전통적인 사회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을지 모르지만 현재와 같은 능력위주의 사회에서는 성공한 기업가가 될 수 있는 사람이란 생각도 든다.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경험했던 유명인들을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때 든 사람이라면 안병욱, 김형석, 김동길, 김태길, 황필호, 손봉호 등 대학교수, 된 사람이라면 김수환 추기경, 이태석신부, 한경직목사, 법정스님 등 종교인과 초대 대법원장 김병로 등과 같은 인물이고 난 사람이라면 홍콩 영화배우 성룡, 가수 조용필, 소설가 이문열, 정치인 박정희, 김대중, 노무현, 기업인 정주영, 이병철, 이해진(네이버 대표)등이 아닐까 싶다.
내가 어린 시절이던 60~70년 당시 난 사람이라면 주로 건설업이나 운수업 또는 제조업 등 회사 대표로 '사장님'소리를 들으며 자가용을 타고 다녔던 이들이지 않았나 싶다. 그때는 자가용을 자신이 아닌 고용된 운전사가 몰았다. 그 후 세상이 다변화되며 엔터테인먼트와 스포츠 등으로까지 사업분야가 확대되었다.
현재는 대한민국이 세계 10위권 이내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하였고 이에 보조를 맞춰 사회 곳곳에 성공한 난 사람이 많아야 하건만 세계적인 뮤직그룹 BTS를 키운 하이브(23년 기준 순자산 3조 5천)의 방시혁대표와 대기업 대리에서 제계 22위 인 네이버(22년 기준 자산 19조 2천)의 이해진 회장 등 몇몇이 고작이다.
대한민국이 현재보다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젊은 이들이 9급이나 7급공무원 시험이나 보고 가늘고 길게 살 궁리만 할 게 아니라 유망한 과학기술이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벤처 등 기타 유망분야에 뛰어들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공무원이 되면 매달 받는 급여로 안정적인 생활이야 하겠지만 정년퇴직할 때쯤 5급으로 승진하는 게 최고의 성공이다. 하지만 벤처로 성공할 경우 자신의 성공은 말할 것 없고 고용을 창출하며 국가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기에 차원이 다르다. 하지만 실패의 두려움 때문에 피 끓는 청춘들이 浩然之氣를 발휘하기가 무척 어려운 게 현실이다. 따라서 이들이 두려움 없이 일을 벌이려면 국가적 차원의 지원과 배려가 필요하다. 어떻게든 현대판 난 사람이 대거 배출될 수 있다면 현재 저출산과 같은 문제로 골치를 앓는 대한민국이 이들의 주도하에 지금보다 훨씬 강하고 멋진 나라로 비상하고 결국 그 힘으로 두 동강 난 나라를 통일로 이끌 수도 있으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