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봉기 May 17. 2024

삶에서 追憶이란 과연 뭘까?

追憶이란 누구에게나 무척 情感이 가는 말이지만 현실적으로는 큰 의미가 없는 말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추억은 그 자체가 돈이나 양식과 같이 현실적으로 삶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대상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평생 살면서 변변한 추억거리조차 없는 삶이라면 암만 돈과 명예가 있다고 해도 껍데기만 있고 사는 재미도 없이 누구나 흥얼거리는 유행가 한 곡 없이 남의 흉내나 내는 '카피가수'와 별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인간이란 衣食住 문제로부터 어느 정도 해방이 되면서부터 비로소 제대로 된 삶을 살게 된다. 황무지를 가꿔 씨앗을 뿌리고 싹을 키워 결실을 거둘 때가 되면 그때부터는 삶 속에 숨어 있는 아기자기한 재미도 느끼면서 먹고사는 일 이외의 것들까지 즐길 수 있으리라 보인다. 문학과 예술이란 장르를 통해서는 창작의 기쁨과 審美感을,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스토리가 급반전될 때 물결치는 카타르시스를, 또한 스포츠를 통해 숨 막히는 접전 후 거두는 값진 승리의 짜릿함을, 또한 코미디를 통해 순간적인 재치와 익살스러움 등을 만끽하며 사는 것이다.


또한 인간은 누구나 경쟁이 펼쳐지는 현실 속에서 긴장하고 늘 기름을 치며 나사를 조이는 냉혹한 삶을 살지만 누구나 인간들 간의 애틋한 情을 그리워한다. 만일 이러한 情조차 말라버린다면 인간은 아프리카 초원의 동물들과 별반 다를 바 없다. 따라서 인간이라면 마음이 맞는 이들끼리 서로 安否도 전하고 만나 함께 술이나 음식을 나누기도 한다. 이러한 인간들 간의 끈끈한 관계는 시간이 지난 후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삶의 훈훈함을 더해 주기도 한다.


태어나서 교육을 받고 남자로서 군무도 하며 직장생활을 할 때는 바쁘기도 하고 갈길도 아득하여 추억이란 걸 가슴속에 간직하기도 쉽지만은 않다. 또한 이미 만들어진 세상에서 스스로 밥상을 차리기보다 누군가가 마련한 음식을 입에 넣기만 하기에 자신이 삶의 진정한 주인이란 생각을 하기도 어렵다. 다시 말해서 맞춤옷 대신 기성복을 입고 지내면서 의욕만 충만해 남을 앞지르고 인정받는 것에 주력하다 보니 그 속에 감춰진 삶의 진정한 의미는 느끼지 못한 채 사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隱退가 가까워지면 지금껏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며 삶의 참된 의미를 음미하게 된다. 결론은 사는 과정에서 잘났든 그렇지 않든 간에 일을 손에 놓을 때가 되면 누가 더 나은가를 따지는 것 자체가 사실 별 의미가 없어진다. 마라톤과도 같이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불만 없이 묵묵히 完走한 것만으로 박수를 받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머지않아 세상과 이별할 때 가져가지도 못하는 재산을 좀 갖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여봤자 자식들끼리 싸움만 나고 집안 꼴만 추해진다. 차라리 살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 속에서 재능에 맞는 일을 하면서 기쁨을 누려도 보고 주변의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일을 하며 살았다면 이러한 추억들은 마음속 깊이 잔잔한 파도가 되어 출렁거리며 아직은 살아있다는 느낌을 갖게 해 줄 것이다. 인간이란 생명체는 호흡만 한다고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살아있음을 확신할 때 진정 살아있는 것이기에 그러하다.



작가의 이전글 크리스천이던 이가 교회에 나가지 않는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