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기사의 태도로 보는 하루
같은 직종
같은 상황에서
다른 태도를 보이는 두 사람을 3시간 지켜보면서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를 배운다.
버스기사 A는 자기 일에 자신감 자부심이 높아보인다.
승객들이 플랫폼에서 대기하는 동안 버스에서 내려 그들과 말을 자연스레 섞는다.
"집에서 놀면 뭐해유~그냥 나오는거지."
하며 웃으며 표를 받으시고 안녕하세요 하는 승객들 인사에는 눈을 마주쳐주며 인사한다.
승객의 큰 짐들은 내려서 받아 실어주고
중간중간 내리는 지점에 정차할 때에는 큰 목소리로 안내해주고 운행마무리에도 인사로 갈무리를 한다.
그 다음 정착지로 가는 버스기사B는 일단 운전석에 앉아 표를 받는다.
명절에 쉬지 못하고 근무를 하는 게 불만인지
이전에 어떤 이슈로 인해 기분이 상한 것인지
어딘가 몸이 불편한 것인지
인사는 고사하고 출발 전부터 승객 몇몇이 싣고 있는 짐은 쳐다도 보지않고 자리차길 기다렸다가
그냥 출발한다.
그런 덕분인지 버스 양쪽 화물칸 문이 제대로 안 닫혀
경고음이 울리고 만다.
"아씨 짜증나...."
한번은 그럴 수 있겠지 했는데 중간 경유지에서 새로운 승객을 태운 기사가 두번째 경고음에 똑같이 짜증을 내며 내려서 문을 고쳐닫고는 올라탄다.
얼굴에 써있는 경멸과 짜증.
고스란히 공기가 전해지는 것 같다.
트렁크에 짐을 싣다가 자리가 부족해
이거 반대편에 실어도 되냐 묻는 여학생에게도
그냥 반말로 아무데나 빈 데다 알아서 넣으란 얘기를 하고 앉아있는 채로 빨리 타기나 하라는 눈치를 보내고는,
가는내내 급정거도 서슴없다.
가는 내내 한숨이 들리는 게 올라가는 게
곤욕이겠지 싶어
오지도 않는 잠을 일찍 청한다.
빨리 내렸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