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행복을 찾아서 세어보기
명절연휴를 끝내고 시체처럼 출근했다가
터덜터덜 빗길을 걸어 좀비처럼 퇴근했다가도,
꼬리로 마중나오는 댕댕이 복구
뽀뽀로 마중나오는 남편 장거위너구리 덕분에
나는 다시
사람이 되어버렸다.
남편이 차려준 저녁을 신나게 먹고 같이 드라마 다이루어질지니와 크라임씬을 번갈아본 것도 행복
남편이 드라마를 보다가 코를 크게 곯아서 댕댕이 복구가 시끄러운지 나를 따라 들어와 안방 침대로 올라와준 것도 행복
밤늦은 통화에 엄마 목소리가 힘차게 수다스러운 것도 행복
남편 도시락가방에 초코단백질바가 딱 하나 남아서
이 새벽에 혈당스파이크 올리는 나의 이 여유도 행복
나는 어제 오후부터 지금 이 새벽까지 내내 행복투성이
내일도 출근하고 돈을 벌어올 수 있고
좋아하는 친구들의 밥 한끼 생일케익 하나쯤은 사줄 수 있는 능력이 있고
모든 음식먹는 순간을 우리 강아지만큼 사랑해주는 내동생 큰엄마딸과 제부가 있고
늘 자식들 챙기시느라 자기를 희생해마지않으신
큰엄빠 엄마 시부모님이 계시기 때문에
가끔 부담이 되거나 삶의 무게가 지칠때면
그 솔직한 내 마음을 기댈 수 있는 내 편
장거위너구리에게 내 행복의 반은 맡긴 것 같다.
이 남편이 없었다면 나는 어떻게 살고 있었을까.
여전히 열등감괴물 반사회성 성격으로
선의를 매도하고 선입견에 따라 판단해버리고
움직여 얻지 못한 경험들마저 깎아내버리고
내 주변을 썩게 만들고 도려내게 만들면서
같이 나가떨어지지 않았을까 싶다.
타인과의 비교에서 시작되는 지옥문을
나는 열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그 문 밖에 무엇이 있다 한들
지금 여기,
나를 행복하게 하는 존재들보다
귀할 리 없으니까.
떠나간 막내 덕구와 살던 6년을 이길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못내
덕구에게 가끔은 미안할 만큼
나 행복하다.
(너도 이 녀석 2년이면 냥냥이로 환승해서 이미 강원도에 놀러가있을수도.)
고맙다.
이 브런치의 하얀 원고지마저도.
새벽의 이 감성 속 기특한 공기까지도.
유난히 고개가 안 들어지고 어깨가 움츠러드는 날은
하루를 통틀어서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어떻게 행복할지를 고민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사람처럼 얼마 남지 않은 삶을 나에게 남은 날들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그런 행복셈
자기만의 행복셈을 찾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