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보낸 오늘이 애타게 그리워지지 않도록
멈춰있는 사람은 다시 움직이고 싶고,
움직이는 사람은 잠시 멈추고 싶다.
어떤 행동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멈춤, 잠깐의 쉼이 필요하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모른 채 살아간다.
새벽 4시에 4명의 아침식사를 위해 백반준비를 하러 나가는 엄마의 뒷모습에
영하로 떨어진 식당 안의 차가운 공기를 맞으며 다짐했다.
이제부터 열심히 살지 않을 권리가 있음에도 나는
열심히 살겠다는 다짐.
65세인 엄마가 70살이 되는 해에는,
엄마가 차가운 새벽에 관절이 꺾이고 부르튼 손으로 쌀을 씻지 않아도 되도록
내가 조금 더 많이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나 자신에 대한 약속.
도박쟁이 폭력에 나르시시즘으로 모든 인생을 시궁창으로 밀어넣는 전남편을 만나
숱한 인생의 고난과 역경에서도
자식의 비난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나서도
쓰러지지 않고 버티고 서있는 나의 엄마를 위해서라도
사실은 그 엄마가 혹여나 명보다 일찍 떠나는 것이 두려워
매일 밤 10시가 되기 전에 생존확인을 위해 전활 거는 나의 안심을 위해서라도
나는 서른아홉의 인생에
나를 낳았지만, 잠시 기르지 못하고 방황한 나의 엄마를 그렇게 미워했으면서도,
감히 엄마를 용서하며 존경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름다운 사람 앞에 서는 것이 많이 두려웠고,
내 자격지심으로 누군가가 손을 내미는 걸 차가운 손으로 야멸차게 쳐내던 순간들을
후회해봤자 소용이 없다.
앞으로 나가야 한다.
앞으로 나가봐야, 세상에 부딪혀봐야
다른 세계를 경험하면서
숨이 차게 뛸 수도 있고 넘어질 수도 있고,
같이 걷는 사람을 만날 수도 있다.
멀리 뛰어가는 사람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나도 그 길을 지나갈 수도 있다.
잠시 쉼을 쉬고 난 뒤에는
반드시 앞으로 나가야 하는 이유 뒤에는
내가 사랑하는, 지켜주고 싶은 존재들이 있다.
오늘은 엄마를 지키고 싶고,
내일은 나의 남편
그 다음은 이미 세상에 없지만 나를 살아가게 해준 덕구와 할머니를 떠올리며 웃고 싶어서.
갖은 의미와 이유를 만들어서라도,
나는 살아야겠다.
살아서, 나아가고, 걸어가고 , 넘어지고, 마침내 닿아야겠다.
내가 사는 이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