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장인-장모님을 떠나보내고
"오빠... 무조건 건강하자. 그리고 최대한 많이 웃으면서 살자."
1년도 안돼 어머니와 아버지를 차례로 떠나보낸 아내의 인생목표는 첫째도 둘째도 건강이 됐다.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좀 더 잃는 것이고,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다'는 말이 너무 가슴 깊이 와닿는다고 했다.
혈혈단신 서울로 올라와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해 번듯한 회사의 대표가 되실 때까지 치열한 삶을 사셨던 장인어른.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몸에 베인 절약과 저축을 통해 가정 경제를 키우신 장모님. 평생을 근면하고 성실하게 살아오신 두 분이었다.
재벌은 아니더라도 눈치 보지 않고 사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게 되셨지만, 건강을 잃어버리면서 젊은 시절의 고생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 것에 대해 아내는 너무도 안타까워했다.
"오빠, 우리는 최대한 건강하고 행복하자. 그게 엄마, 아빠가 우리에게 바라는 것이라고 생각해."
"일단 최대한 스트레스받지 않으려고 노력하려고... 오빠도 알지만 내가 좀 많이 예민하잖아? 그런데 그걸 좀 고쳐볼까 해. '왜'가 아니라 '그럴 수도 있지'라는 생각을 가지려 노력해 볼까 해."
"아주 좋은 생각인데? 오빠가 항상 이야기한 게 그거였잖아. 조금은 편하게 생각하는 거. 스트레스를 최대한 줄이는 게 건강에 가장 좋은 거잖아."
"우리 운동도 열심히 하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좋은 것도 많이 보고 하면서 살자. 건강해야 다 할 수 있는 거야."
그렇게 나와 아내는 건강을 위해 두 사람이 실천할 리스트를 작성했다.
-스트레스 줄이기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기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그럴 수도 있지'라고 말하기
-좋은 생각 많이 하기
-운동 열심히 하기
-건강에 좋은 음식 잘 챙겨 먹기
장인어른, 장모님과의 이별은 나와 아내에게 있어 인간관계에 대해 새롭게 생각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두 번의 장례를 치르면서 기대고 싶었던 사람, 친하다고 생각했던 사람, 많이 아꼈던 사람에 대한 인간적인 서운함을 느끼는 상황이 생겼기 때문이다.
밖에서 맺은 인연이었지만 '끝까지 함께 가자.'라고 약속했던 사람들이 두 번의 장례를 치르는 동안 연락한 번 없었을 때 느끼는 감정은 너무나도 참담했다. 그렇다고 그들에게 연락해 "왜 그랬느냐?"라고 물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오빠... 엄마, 아빠를 떠나보내면서 자연스럽게 내 인간 관계도 정리가 된 것 같아."
"자기도 그런 생각을 했구나... 나도 그런 생각을 했는데... 두 번의 장례를 치르면서 느끼는 게 많았어. 인간관계라는 게 참 알다가도 모르겠어."
물론 나와 아내가 서운함을 느낀 그들에게도 뭔가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아내와 다짐한 게 있다.
"미워하지 말자."
"어차피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이 있고,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이 있으니 우리는 우리 방식에 충실하자."
"그리고 고마운 사람에게는 평생 고마워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