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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글파파 Jul 06. 2021

사랑은 기브 앤 테이크다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는 상당히 비즈니스적인 말이다. 비슷하게 우리가 흔히 자주 쓰는 비즈니스적인 말 표현에 "윈윈(Win-Win)"이라는 말도 있다.


"Give and take = 주고받는다"와 "Win-Win = 둘 다 이긴다"라는 표현은 뭔가 이상적인 말 같아 보이지만 실은 그 속내가 빠진 것이다. 그 상황을 원하는 사람의 이익의 관점에서 해석하면 "적게 주고 많이 받는다" 그리고 "나는 많이 얻고 너는 조금 얻는다."를 뜻하고, 그런 속내를 숨기기 위해 상대방에게 안심시키는 중화적인 의미의 말로 쓰고 있다.


한자어에서도 비슷한 말이 있다. 육참골단(肉斬骨斷)이라는 말은 자신의 살을 내어주고 상대방의 뼈를 취한다는 뜻으로 무협지에서 주인공이 거의 마지막 대련으로 최고의 적을 무찌를 때 나오는 전술이기도 하다.


어느 것이든 결론은 자신은 (상대방과 비교해 볼 때) 손해 보지 않는다 뜻이다.


"사랑 기브 앤 테이크"라고 정의하였는데 비즈니스적인 인간관계 달리 순수한 사랑의 관점에서는 앞에 예를 들었던 이론과 완전히 반대의 의미가 된다. 사랑은 "베풀면 받는" 이론까지는 맞다. 나와 상대방이 행복하므로 서로 윈윈도 적용된다. 그러나 주고받는 사랑을 크기로 환산하게 되면 이상한 방향으로 흐게 된다.


연로하신 어머니와 통화를 매일 하다 보면 그분의 하루를 엿듣게 되는 일이 가끔 있다.


"오늘은 아침에 옆집에 사는 이 권사가 옥수수 2개 주더라."


교회 새벽예배에 출석하시며 매일 만나는 분들과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근처 식당에서 식사하시면 가장 언니인 어머니가 일부러 밥 값을 지불하신단다. 그저 밥 한 번 사 주시는 건데, 이후로 서로 남는 음식을 나누기도 하고 그렇게 소통을 하면서 서로서로 혹시 건강은 어떤지 체크하기도 한다. 이런 것을 크기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남녀 간의 사랑도 그렇다. 서로 주는 것이 행복하고 그로 인해 사랑이  이어지데, 그런 관계 안에 크기의 정의가 들어가는 순간 갈등이 시작된다. 나는 이만큼인데 너는 저만큼만 사랑한다고 한다면 서로에게 얼마나 괴로울까?


그래서 생각해보건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은 내리사랑이 아닐까 싶다. 평소에 무뚝뚝한 할아버지가 갓난아기 손녀의 웃음을 보기 위해 온갖 표정으로 달래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그분의 노력에 대한 보상으로 아주 짧게 싱긋 웃어주는 손녀의 반응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할아버지는 이미 100:0의 스코어의 일방적 사랑이 아닐 수 없다.


사랑은 기브 앤 테이크다 그런데 더 많이 부어주고 좀 덜 받는 것이 진짜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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