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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글파파 Dec 25. 2021

원산지에서 커피 마시기 (3)

네팔도 커피 원산지였어?

히말라야의 땅 네팔에 가다


네팔을 가게 된 계기는 정말 우연이었다. 사회적 기업에 근무하던 때 본인은 온통 탄자니아의 식수 문제 해결을 위해 신경을 쓰고 있었는데, 본디 네팔 쪽 출장을 계획하셨던 다른 이사님의 갑작스러운 교통사고에 이은 갈비뼈 골절로 대타 출장을 가게 된 것이다.


네팔은 히말라야의 나라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등반가들에 의해 에베레스트, K2 등 여러 산들의 이름이 익숙하다.


하지만 당시 출장자들에게 네팔에서의 목적지는 히말라야가 아니다. 네팔 중부 지역에 있는 산속 오지의 가난한 마을에 가서 그곳에 사는 수천 명의 마을 주민들이 마시는 오염된 식수 문제를 해결하고자 현장 점검으로 가게 된 것이다.


럼에도 히말라야 산맥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바로 로컬 비행기 안에서다. 수도인 카트만두에서 목적지 로컬 공항으로 가고 오는 비행편에서 바라본 끊임없이 펼쳐진 히말라야 산맥 웅장한 만년설 장관은 이루 표현할 수가 없다.

비행기 창에서 바라본 만년설을 품은 히말라야 고봉 능선

구름 위로 솟은 히말라야 능선은 그것을 만든 창조주의 위대함에 경건함마저 갖게 해 주었다.


히말라야 커피가 맛있다고 해서


출장 마지막 날, 한국으로 귀국하기 위해 새벽부터 출발한 출장자 일행은 카트만두 로컬 공항에서 을 찾고 밖으로 나와 국제선이 있는 공항터미널도보 이동해야 했다.


이제 출국 수속을 위해 공항 안쪽으로 들어가기까지 남은 시간은 딱 2시간! 출장기간 내내 시내 구경을 한 번도 하지 않아 뭔가 아쉬웠다. 그래서 택시로 공항에서 20분 거리의 카트만두 시내에 있는 시장을 구경하기로 했다. 지금이 아니면 어쩌면 평생 올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생각이 드니 앞뒤 가릴 것 없이 무조건 출발했다.


시내 중심부 시장의 이름은 타멜(Thamel Tourist Market), 그곳에서는 골목마다 다양한 볼거리와 각종 등산 장비 가게가 즐비했다.


이곳저곳을 그야말로 번갯불에 콩 볶듯이 돌다가 네팔 커피가 맛있다는 정보를 확인하고 바로 카페를 찾아 나섰다.


히말라야 자바 커피숍


유명한 곳이 '히말라야 자바 커피숍'이라는 얘기를 듣고 골목골목을 헤맨 끝에 찾았는데... 어느 허름한 건물 2층에 있다. 여행용 가방 2개씩 끌고 좁은 골목을 돌아다니는 것도 힘들었는, 커피 한잔 마시겠다고 낑낑거리며 2층 계단을 밟고 올라서야만 했다.


올라가 입구에 본 첫인상은 평범한 커피숍 분위기였다.


그냥 도심 외곽 호텔 1층에 흔히 보는 그런 모습? 그러나 많은 외국인들이 그곳에서 커피와 함께 인터넷 서핑을 하고 있었다.

그나마 특별해 보였던 것은 테라스 한 켠에   로스팅 기계와 히말라야 자바 커피  원두를 포장하여 판매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종합 커피 전문점의 느낌이었다.


분위기를 느낄 시간이 없다. 바로 커피를 주문한다.

동료 후배는 아이스라떼, 본인은 따뜻한 라떼다.

아재라서 아이스보다는 따뜻한 커피를 선호하는데,  그날은 마음도 급하고 한참을 걷고 난 이후여서 그랬는지 후배가 마시는 아이스라떼가 얼마나 부러웠던지..ㅎㅎ


커피 맛?라떼 맛을 구분한다는 것은 우습지만 상당히 익숙한 맛의 커피로 기억한다. 한국의 유명 프랜차이즈점의 그 맛과 거의 똑같았다.  오히려 이상한 향이 있을까 봐 걱정했는데  안심이 되었다.


가서 알게 되었지만 네팔도 1930 년대부터 커피를 재배하고 있는 커피 생산 국가다. 우리나라에서도 수입을 하지만, 아무래도 바다에 인접해 있지 않는 나라이다 보니 수입비용이 만만치 않을 터. 그래서 그런지 우리가 쉽게 접하기 어려운 나라의 커피다.

커피를 마시면서 주변을 살펴보니 구석에서는 커피 전문점답게 각종 커피용품도 판매하고 있었다. 평소에 익숙하지 않은 용품들이 있어 관심이 갔지만, 이미 가방에 빈 공간이 없어 패스. ㅠ.ㅠ




당시 급한 비행기 일정에 맞추느라 더 이상 음미의 시간도 없이 후다닥 마시고 일어났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 또한 "그때 그 커피 한잔의 추억"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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