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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글파파 Dec 23. 2021

이런 커피잔(?)도 있었네

생각이 상황을 바꾼다

응급실에서 진단받고 정신없이 입원한 다음 날, 수술적 치료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침 식사도 일반식으로 먹을 수 있었다.


식후 커피 한잔을 즐기는 필자에게 다행히 가방 속에 커피 믹스 하나는 있었으나 그걸 타 먹을 커피잔이 없는 것이 안타까웠다. 요즘 코로나 시국이라 입원실에서 병원 1층에 있는 편의점으로 가는 것도 제한했다. 그래서 간호사 선생님께 애타는 표정을 지었다.


"저어~ 물컵 하나 얻을 수 있을까요?"

"가져다 드릴게요."


잠시 후 두 개의 종이컵을 들고 와 준 착한 간호사쌤!


곧바로 링거 폴대를 질질 끌고 병동 끝에 있는 휴게실의 정수기에서 따뜻한 물로 믹스커피를 탔다. 그리고 책상 위에 올려놓는 순간!

어? 이거.. 이거..


살짝 돌려보니~

대부분 사람들이 생각한 바로 그... 건강 검진 컵이다.


병원 안에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컵임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만 떠 올려지는 것 나만의 생각일까?


암튼 기분은 묘했다.


그러나 생각이 상황을 바꾸는 법이다.

맛있는 커피를 마시는 데 물 담는 도구의 원래 용도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예전에 원효대사는 해골에 있던 물을 마시고도 큰 깨달음을 얻지 않았던가.


내 인생에서 특별한 시간이니까 이런 특별한 커피잔에 있는 커피도 경험하는 거다.


(feat. 평소에 아프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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