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전쟁 -1
종업원 복장으로 한 우리들이 계단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은 정전으로 인해 CCTV에서 발각되지 않았을 것으로 보였다.
이제 1층에서 가장 높은 15층으로 계단을 타고 올라가는 시간은 약 5분, 현재 최소한의 전기 시설로 버티고 있는 데이터센터 전기시설의 재가동 시점인 20분을 넘기기 전에 핵심센터에 잠입을 해야 한다.
지상 5층부터 한 층마다, C-4 폭탄을 설치하면서 올라갔다. 20분 뒤에 자동으로 폭발하게 타이머를 작동시켜두었다.
내부 엘리베이터는 정전으로 작동하지 않으나, 로봇 수비대들이 계단으로 올라오는 것은 막기 위한 조치였다.
15층에 올라가자마자 마자, 처음 폭탄을 설치해 두었던 5층부터 폭발음이 들렸다.
이제 이 호텔 내부에는 마약으로 쩌든 사람이 있어서 우리 레지스탕스팀이 실패하거나, 반대로 우리가 바라는 A.I. 의 본거지가 있어서 죽기 살기로 파괴하는 작전이다.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들리는 것과 동시에 우리는 15층 내부로 들어갔다. 6층, 7층..... 1분에 한 번씩 계속 폭발음이 들렸다. 아마 로봇들과 호텔 관계자들은 폭발된 곳으로 몰려갔을 것이다.
이제 메인 컴퓨터 서버 센터만 찾으면 된다.
먼저 대원 앞에는 아군 로봇들을 방패막이로 서고, 인간 대원들이 천정과 반대편 입구에 있는 A.I. 로봇들을 향해 실탄을 쏟아부었다. 인간 대원은 지금 5명, 양쪽의 격렬한 싸움으로 복도 전체는 연기가 자욱하고, 연기를 사이에 두고 서로 어디에 있는지 모르고 계속 싸우고 있었다.
로드리게즈가 수한을 보고 얘기한다.
“아무래도 여기는 계속되는 싸움이 있을 것 같소. 여기가 핵심시설인 거 같으나, 당신은 14층으로 가서 몸을 숨기시오. 우리는 이곳에 나머지 폭탄을 다 터트릴 것이요. 만일의 경우, 당신만은 목숨을 부지해야 합니다.”
그의 눈 빛은 의연했다.
수한은 처음에 망설였으나, 지금까지 봐온 로드리게즈의 성격을 알고 있기에 성급히 밑으로 내려왔다.
이미 계단에 설치해 놓은 폭탄은 12층에서 터지고 있었다. 이제 2분이면 14층 복도 계단까지 폭탄이 터질 것이다. 벌써 서로 싸움을 시작한 것이 5분이 넘었다.. 급히 14층의 비상구로 들어온 뒤에 복도를 지나 방문이 하나 열려 있는 곳으로 들어갔다.
양옆으로는 A.I. 로봇으로 만들기 위한 생산기술센터 같은 시설이 있었다.
‘거대한 A.I. 로봇 생산공장?’
유리로 둘러싸여 있던 다른 문을 열고 들어가니, 최신 A.I. 로봇들은 인간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최신 A.I. 가 인간과 어울리면서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인간과 똑같은 얼굴과 몸으로 디자인되어 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런 A.I. 가 나올 것이라는 것을 제 막 시작하는 프로젝트라는 것은 대충 들어서 알았지만, 그 제품들이 모두 여기서 생산하고 있었는지는 아무도 몰랐던 것이다.
캡슐 속에는 생산 중인 로봇들은 수십여 기가 있었다. 주욱 훑어지나오다가 갑자기 발걸음을 멈췄다.
‘톰? 톰 스캇?’
바로 옆에 있는 캡슐 속의 로봇은 분명, 수한이 기억하고 있는 톰 스캇의 모습이었다.
그 A.I. 디자인은 톰 스캇의 20년 전 모습을 하고 있던 것이다.
‘이건 무슨 일이지?’
갑자기 혼란스러운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그는 불과 3주 전 뉴욕주 버팔로우 동굴에서 만났던 사람이었다. 아니 그때는 60대의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40대의 모습이다.
‘혹시 지금까지 나를 속였던 것이었던 건가?’
조금 더 걸어 들어갔다.
다시 한번 캡슐을 살펴보던 수한은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렸다.
‘어? 에바!!!’
분명하다. 에바의 얼굴을 한 A.I. 로봇이 캡슐에서 마치 동면상태로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렇다면 톰 스캇의 신분은 더 확실해졌다. 이 모든 것은 음모였다.
이때 안쪽 문에서 톰 스캇이 들어왔다. 60대의 모습을 한 그였다.
“수한 씨, 다시 만나는군요.”
수한은 톰 스캇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서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
“미스터 스콧? 당신인가요? 맞나요?”
“네 맞습니다. 접니다. 톰 스캇”
얼굴과 목소리가 그대로였다.
“아니, 당신이 여기에 왜 있죠?”
“그것보다, 당신이 여기에 있는 것은 이곳을 파괴하러 온 것인가요?”
“어, 그건... 맞아요. 그런데 왜 당신이 여기 있냐고요? 그리고 저 옆에 있는 로봇들은 뭐죠? 저기 있는 로봇은 내가 20년 전에 봤던 당신의 모습입니다.”
“그래요.... 음... 설명이 좀 길긴 한데....”
잠시 뜸을 들이면서 수한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표정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지금 바로 위층에서는 레지스탕스와 A.I간 전쟁이 벌어지고 있어요. 그런데, 바로 아래층인 이곳은 대단히 평온하군요. 그리고 이 방의 용도도 그렇고 당신이 갑자기 나타난 것도 그렇고... 도대체 모르겠어요. 설명을 해 주세요.”
“수한 씨... 조금만 진정하시죠. 당신의 목소리 톤과 떨림을 보니, 지금 대단히 흥분해 있어요. 진정하여야 할 때입니다. 아니면, 정상적인 소통이 되지 않습니다.”
수한은 순간적으로 그의 표현이 이상하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러는 사이 다시 문이 열렸다.
그런데 아니 이럴 수가...
거기서 나온 이들은 수한을 처음 깨웠던 두 사람 바로 제임스와 토미였다.
“당신들이 왜 여기서 나오는 거지? 웨스트버지니아와 이곳 라스베이거스는 미국의 왼쪽 끝과 오른쪽 끝이라고... 어떻게 된 거야?”
수한은 이제 절규처럼 소리 지르며 그들을 노려봤다. 모든 것이 수한의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다.
“제임스, 수한 씨를 옆방으로 모시게, 조금 있다가 내가 가겠네.”
“넵 박사님.”
순간, 제임스와 토미는 나의 왼팔과 오른팔을 잡고 내 의사와 상관없이 그대로 옆방으로 데리고 갔다. 팔을 잡는 악력이 여느 사람들과 다를 정도로 강력했다. 하마터면 너무 아파서 소리를 지를 뻔했다. 그렇게 질질 끌고 가는 그들이었다.
그들이 끌고 간 방은 처음 냉동 캡슐에서 깨어났을 때 처음 스캇 박사를 만났던 그 작은 방이었다.
수한은 주변을 둘러보았는데, 하나도 변한 것 없이 똑같았다.
‘아!!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