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직을 앞둔 일주일 전, 공상 승소 판결이 났다.
그러나 복직한 사무실은 침묵으로 가득했다.
“진심으로 축하한다.” 그 흔한 인사조차, 아무도 하지 않았다.
책상은 정리되어 있었지만, 사람들의 표정은 정리되지 않은 불편함과 어색함으로 뒤덮여 있었다.
나는 국가를 상대로 법 앞에서 정당함을 인정받았다.
그런데도, 그들의 눈에 나는 ‘시끄럽게 만든 사람’ 일뿐이었다.
며칠 후, 변호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인사혁신처에서 항소할 수도 있습니다. 법적 기한이 아직 남아 있어요.”
숨이 멎는 듯했다.
나는 곧장 인사혁신처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승소한 당사자가 아니라, 두려움에 떠는 피해자의 마음으로.
“제발··· 항소하지 말아 주세요. 저 정말 너무 힘들었습니다. 더 이상은 하고 싶지 않아요.”
담당자의 감정 없는 목소리로 단 한마디를 남겼다.
“검토 중입니다.”
하루하루가 조마조마했다.
항소 기한이 하루씩 줄어드는 게 내게는 카운트다운 같았다.
나는 기도했다. 제발, 그냥 지나가길, 조용히, 끝나길.
기한이 지났다.
항소는 없었다.
그러나 ‘승인’이라는 확정 문서는 오지 않았다.
나는 다시 담당자에게 메일을 썼다.
이 일이 내 경력에, 내 삶에 얼마나 중요한지.
정해진 인정 기간 안에 공문을 받아야 하는 이유를 구구절절 적어 보냈다.
며칠 뒤, 공문이 도착했다.
나는 그걸 인사팀에 전달하며 말했다.
“빠짐없이 경력에 반영해 주세요.”
복직 후, 인사 발표가 있었다.
4개월 전까지만 해도 나는 그 명단에서 1순위였다.
그런데, 몇 달 후 발표된 승진 명단에는 내 이름이 없었다.
조용히,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인사 담당자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서연 주무관은 공무상 재해로 인한 복직이라··· 승진과는 별도로 보류됐습니다. 뭐··· 보상도 받았잖아요.”
보상받은 사람은 더는 승진을 기대하지 말라는 말투였다.
나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승소는 나를 구했지만, 조직은 나를 구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