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이 사라질 만큼 나이 들었을까”
<익숙한 자와의 이별>
20대엔 소주였다.
사랑보다 덜 독했고,
눈물보다 덜 매웠다.
그 잔에
첫 이별도 담았고,
가난한 청춘의 허기도 삼켰다.
30대엔 맥주였다.
거품처럼
고단한 하루를 흘려보내고,
웃고 마시며
서운한 말들은 눌러 담았다.
그리고
마흔이 된 지금,
막걸리가 좋아졌다.
토닥이는 듯한 맛,
묵직한 위로.
이제는 나를 달래는 막걸리가
좋았다.
예전엔
찾지 않았던
막걸리
이젠 한 잔에도
볼이 먼저 붉어진다.
안 마신 척해도
몸은 기억하고,
잔 하나에도
마음은 먼저 떠나보낸다.
익숙한 자여,
네가 변한 걸까,
아니면
나라는 사람이 변한 걸까.
마시고 싶은데
못 마시게 되는 나이.
내 안의 허기를
이젠 다른 것으로 채워야 하는 나이.
그게
익어가는 삶이고,
그리움으로 남는 이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