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 같은 내 상처>

“피워도 되지 않는 것들이 피어날 때”

by 연담

〈곰팡이 같은 내 상처〉


평소엔 괜찮았다.
웃기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사람들 틈에 섞여 걸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
날씨가 흐리면,
바람이 스치면,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흐르면—


형체를 감춘 너는
허락도 없이
내 공간 속에 다시 피어난다.


잊은 줄 알았던 상처가
곰팡이처럼
조용히, 그러나 집요하게
구석에 핀다.


한기처럼
느껴진다.
냄새처럼
스며든다.


나는 또
그 자리를 닦고,
바람을 쐬고,
불을 켜고,
아무렇지 않은 척 하루를 다시 정리한다.


곰팡이는 지워도
언제든 다시 핀다.
상처도 그렇다.



나는 그걸 안다.
그리고,
그 안다는 사실이
오늘을
조금 덜 아프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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