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사람이야
어느새 아기가 65일 차가 되었다. 두 번째 원더윅스가 시작된 것만 같다.
배앓이는 아직까지 있다가 없다가 한다. 하루는 배앓이를 하면 다음날은 안 하고 이런 식으로 반복하고 있다.
나에겐 가장 힘든 새벽수유, 이성을 잃어버리는 시간
며칠 전까지 아기가 밤에 4-5시간은 자 주었는데 그저께부터 새벽에 2시간 단위로 깬다. 짧으면 1시간 이렇게 잠에서 깨고 칭얼거린다. 엄청 칭얼거린다. 기저귀도 갈아주고, 안아주고, 쪽쪽이를 물려봐도 아니랜다.
결국엔 수유다. 수유한 지 2시간 만에 또 젖을 찾는다. 젖을 먹이니 잠잠해지는 아기 트림을 시키고 이제 재우려 하는데 또 칭얼거린다.
아기를 안고 새벽에 방안을 돌아다니며 15분-20분간 노력해 보았지만 안 잔다. 수유 30분 그리고 재우기 위해 20분을 안고 있었으니 나는 거의 한 시간 동안 아기를 달랜 셈이다.
결국 내가 아기를 달랜 지 1시간이 다 되어가니 나도 폭발하기 시작했다.
"왜!!! 왜 안 자는데!! 도대체 뭐가 문젠데!!!?"
아기는 계속 울기만 하고 나도 30분 1시간 1시간 30분 이런 식으로 쪽잠을 자서 체력이 달리기 시작하니 우는 아기가 미워 보이기만 한다.
다시 아기를 안고 결국엔 업었다. 포대기로 업으면 잠을 잘잔다. 칭얼대다 몇 분도 안되어 잠이 들어버린 아기. 잠들었다고 바로 내려놓으면 또 깬다. 등센서 작렬이다. 그래서 나는 새벽에 1시간 정도 아기를 업고 방안을 돌아다녔다.
손목이고 허리고 다리고 안 아픈 곳이 없는 요즘이다.
내 품에 잠든 아이를 보면 또다시 올라오는 미안함, 나는 좋은 엄마가 맞는 걸까?
이성을 잃게 되는 새벽시간이 지나고 아침이 오면 내 이성이 점차 돌아오기 시작한다.
내 품에 곤히 잠든 아기를 볼 때면 새벽에 아기에게 화냈던 나 자신이 미워지고 후회하게 된다.
과연 나는 좋은 엄마가 될 수 있는 걸까?
왜 그 새벽엔 난 감정컨트롤이 안될까...
나도 너무 자고 싶은데, 그런 상황에서도 아기에게 해줄 수 있는 것들을 다 해줌에도 불구하고 칭얼대는 아기를 볼 때면 나도 미쳐버리겠다.
매일 반복이다. 예뻤다가 미웠다가 후회했다가... 오늘은 그러지 말이야 하지 하면서도 새벽이 되면 나도 모르게 아기에게 또 소리를 친다.
"왜!! 왜 그러는데 좀 잠 좀 자자,, 왜 우는 건데" 하며 나도 같이 운다.
나를 보고 웃어주는 너를 볼 때면 드는 미안한 감정들. 아침에 일어난 아기의 기저귀를 갈아주며 나는 말한다.
"너 왜 어제 엄마 힘들게 했어 왜 안 잤냐고?" 하면 이렇게 나를 보며 웃어주는데 요즘은 옹알이도 해서 옹알옹알 거리며 대답하는 것만 같다.
이렇게 예쁜 내 아기를 보면 새벽에 화냈던 게 너무나도 미안하다. 아직 내가 부족한 엄마라서 그런가 보다
그래도 내가 지금 해줄 수 있는 건 아기를 더 안아주는 것 그것뿐인 것 같다.
그렇지만 엄마도 사람이란다... 엄마도 좀 자고 싶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