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66일 차 나만 변해버린 것만 같다.
같이 낳았는데 내 삶만 180도 바뀐 느낌
서로 원해서 낳은 우리의 아기. 아기를 낳고 나니 이게 정말 현실 육아구나 싶은 요즘이다.
육아가 힘들 거라고 생각했지만 내가 생각했던 육아보다 훨씬 더 맵고 힘들다. 아기를 낳고 가장 힘들었던 건 잠을 못 자서도 있지만 남편을 보면서 남편의 생활은 그전처럼 출근을 하고 퇴근을 하고 변한 게 없는 것 같은데 나만 변한 느낌이 들어서 억울하기도 했다.
하루에 8번 이상 수유를 해야 하고 새벽잠은 포기해야 하며 잠에 취해 있는 상태에서 아기가 울면 수유를 하고 안아주고 트림 시키고 재우고를 반복하다 보면 아침이 오고 등센서가 있는 우리 아기를 안고 나는 쪽잠을 잔다. 6킬로 가까이 되는 아기를 하루에도 수십 번 안고 달래고 안고 닦이고 안고 수유하니 내 왼쪽 팔목은 이제 내 것이 아닌 게 되어버렸다.
아기를 안을 때마다 느껴지는 고통으로 나도 모르게 찡그리게 된다. 아기가 칭얼댈 때 깊은 잠들 때까지 안거나 업고 있어야 해서 재울 때마다 1시간 이상은 안거나 업고 있는 것 같다. 허리 또한 예전의 내 허리가 아닌 게 되어버렸다. 골반의 삐그덕 거림 손목의 통증 허리의 통증을 느낄 때면 남편은 자신의 생활에서 아기를 돌보는 시간이 추가된 느낌이라면 나는 신체의 변화 심적인 변화 모든 게 변해버린 느낌이다.
문득 올라오는 서러운 감정
남편도 직장일 하느라 힘든 거 알면서도 막상 내가 힘드니 이해하는 마음이 머리로만 이해가 된다. 마음에선 나도 모르게 남편에게 육아를 날 선 감정으로 바라보게 된다. 남편이 육아를 함께하는 편인데도 그런 감정이 든다. 퇴근 후에 아기를 빨리 안아 내 체력적인 고통을 덜어줬으면 좋겠고 아기 목욕도 남편이 먼저 나서서 해주었으면 좋겠다.
가끔은 내가 힘들다 말하지 않아서 내가 정말 힘들다는 걸 모르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손목과 허리가 너무 아프고 잠을 못 자서 머리가 멍할 때도 있는데 "손목 하고 허리가 너무 아파"라는 내 말은 그냥 말 뿐으로만 듣는 것 같을 때 서운한 감정이 올라오기도 한다.
'나 진짜 아프고 힘든데...'
시댁 도움이 없었다면
시댁에 와서 지낸 지 한 달이 넘었다.
잠 못 자고 육아로 내가 너무 힘들어하니 남편이 제안한 것이었다. 사실 시댁 오기 전까지 매일매일 울며 지냈었다. 처음엔 시부모님도 나도 서로 불편할까 해서 남편의 제안을 거절했었다.
남편의 제안을 거절한 채로 며칠 잠도 못 자고 맵디매운 육아를 하니 이러다 내가 죽겠다 싶어 남편에게 시댁 가자고 말했다. 시부모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난 지금쯤 좀비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심각한 산후우울증에 걸렸을지도 모르겠다.
매일같이 밥 차려주시는 어머님 덕분에 나는 밥이라도 챙겨 먹을 수 있었고, 내가 밥 먹는 동안 어머님께서 아기를 봐주시니 마음 편히 밥을 먹을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출산 후 아기를 혼자 둔 채 자유로이 씻는 것조차 내겐 힘든 일이였는데 시댁 와서 나는 편히 씻고 있다
아기를 낳고 씻는 게 행복할 줄 누가 알았을까,,,?
육아를 하니 느끼는 감정도 그전과 다르고 그냥 모든 엄마들이 이 시기를 겪었을걸 생각하면 모두가 대단하다고 존경스럽다.
그래서 둘째는 없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