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써 무시했던 감정들을 들여다보았다. 돈에 대한 무의식.
돈, 돈이라는 게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막연히 많으면 좋으니까 편하게 사니까라고 말하면서도 내가 왜 돈을 많이 원할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나는 돈을 싫어했던 내 안의 무의식 감정을 발견했다. 그냥도 아니고 미친 듯이 싫어했다. 그러면서도 내가 살기 위한 나를 방어하기 위한 나를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 싫어하는 돈을 꼭 쥐고 있었던 것이다.
돈을 싫어했던 이유
-돈만 아니었다면 내가 어렸을 때 엄마 아빠가 싸울 일이 없었을 것(돈은 엄마 아빠를 싸우게 하는 수단이라는 생각이 내 무의식에 박힘)
-돈만 아니었으면 아빠가 새벽까지 일하는 일이 없었을 거고, 그 새벽에 엄마가 사고 나서 죽는 일이 없었을 것 (실제로 내가 어렸을 때 엄마가 사고로 죽음. 그러나 내 무의식에서는 돈이 엄마를 죽였다고 생각했던 것)
-돈이 우리 가정을 파탄 냈고, 돈이 우리 엄마를 빼앗아 가버렸다. 돈이 우리 엄마를 죽였다고 생각한 것.
엄마를 다시 만날 수 없게 돈이 엄마와 나 사이를 갈라놓았다는 생각이 무의식에 박혀있었음. 현재까지도
그렇게 돈을 싫어하고 혐오하면서도 겉으로는 <돈아 나에게 와라, 나에게는 풍요가 넘친다>라는 정신승리로 마인드컨트롤하고 있었던 것. 돈이 내게 필요했던 이유는 돈이 좋아서가 아니었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할머니네 맡겨졌지만 나와 내 동생은 친척들의 가십거리가 됨, 동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았지만 뒤에서는 엄마 없는 애들이라며 친척들이 속닥대는 것을 들음. 고아원에 가지 않았을 뿐 결국은 정신적으로는 고아나 다름없었음
-돈이 있어야 무시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음, 실제로 내가 커가면서 학업 성적이 좋았을 때, 성인이 되어 내가 그들보다 잘 살게 되고 잘 사는 나를 보니 그들이 나를 함부로 대하지 않았음, 그들뿐만 아니라 주변 지인들도 나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은 없었음, 이거였구나 내가 돈이 있어야 이 사람들이 나를 무시하지 않는구나 하고 돈을 무의식에서는 우리 엄마를 죽게 만든 것, 내가 혐오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겉에서는 내가 무시당하지 않는 수단으로 꼭 쥐고 있어야 했던 것이었다.
돈을 싫어하는데 계속 돈을 모으려 하니, 어떤 상황이 발생했냐면 돈이 빠져나갈 상황이 아닌데 돈이 계속 나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갑자기 고장 날게 아닌데 고장이 나서 목돈이 다량 들어간다거나, 다쳐서 병원비가 와장창 깨진다거나, 오히려 돈을 더 내야 하는 상황을 선택한다거나 말이다.
부동산 공부하면서도 가슴이 답답했는데, 과연 이게 맞는 걸까 싶기도 하고, 돈을 잃을까 걱정도 되고, 매도 후에 일어나는 몇몇 상황들도 모두 내게 두려움을 가져다줬다.
거기에서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내 돈 누가 뺏어가면 어떡해!>였다. 돈을 싫어했지만 돈이 없어지면 나를 지킬 수 있는 수단이 없어지니 너무나도 두려웠던 것이었다.
정신 나간 사람같이 주저리주저리 했지만, 내 무의식 속에는 돈이 우리 엄마를 빼앗아 갔다고 생각했고 나는 돈을 굉장히 싫어했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겉으로는 돈 많이 벌어야 돼, 돈 벌어야 해, 적금해야 해, 모아야 해, 더 늘려야 해, 했지만 속에서는 <돈!! 이 ㄱㅅ끼!!!>라는 욕을 남발하고 있었던 것이다.
후... 아주 조금 시원해지는 마음이다. 요 근래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불안한 마음도 정말 많았는데 정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