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팥빵
달디단 팥소와 어우러진 빵 속에는
꼭 필요한 단맛은 없었다.
먹고 싶다는 간절함을 눈치껏 던져 봤지만
모른 척하는 게 일상이었다.
아버지가 안 계신 날
이복누이에게 동생은 찬밥꾸러기였다
제과회사에 근무했던 매형의 양손에
야무진 기름으로 범벅이 된 단팥빵 수십 개
냄새는 없었지만
눈치의 끝에 매달린 감각덩어리는
벌써 알아채고는 침 넘김을 허락했다
꼴딱꼴딱과 두 근 두 근이
번갈아 귓전을 때려 대지만
되돌아오는 소리는 째깍째깍 뿐
그 소리와 새까만 어둠 속으로
사라졌던 단 맛을 못 찾겠다
주변의 빵집마다 들리며
수백 개의 단팥빵을 먹어 보는데
그저 아련하기만 하다.
어쩌면 그 단팥빵을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를 일! 그런데도
왜 나는 단팥빵을 자꾸만 사고 또 사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