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길에서, 신의 강으로

리쉬께 시(Rishikesh)로 떠난 명상의 여정

by 영 Young

인도인들이 가장 신성하게 여기는 성지는 어떤 곳일까. 이번여행은 그 해답을 찾아가는 여정이었다. 부처님의 자취를 따라 성지순례를 마친 뒤, 나는 다시 배낭을 메고 북쪽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인도의 요가와 명상 중심지인 리쉬께 시(Rishikesh)였다.


오후 2시, 델리 ISBT 카슈미르 게이트(Kashmiri Gate) 터미널에서 버스에 올랐다. 차는 정체된 도심을 빠져나가는 데 한참이 걸렸다. 창밖으로는 회색 먼지가 자욱했다. 중소도시와 농촌 풍경이 번갈아 스쳐갔다. 길가에는 둥글게 뭉친 소똥을 말려 높이 쌓아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그것은 이곳에서 귀중한 땔감으로 쓰인다. 사탕수수밭과 망고밭이 길게 이어졌다.


어느 마을에서는 장작더미 위에 시신을 올려놓고 화장을 치르는 전통적인 장례 장면과 마주쳤다. 생과 사의 일상이 겹치는 풍경으로 모두가 낯설고 생경했다.


약 6시간 후, 어둠이 내려앉은 늦은 밤, 마침내 리쉬께시에 도착했다. 여럿이

탈 수 있는 소형트럭 템포에 올라 락쉬만 줄라(Lakshman Jhula) 지역으로 향했다. 일인당 100루피, 5명이 덜컹이는 뒷좌석에 합승했다. 나는 또 하나의 낯선 세계 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작은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풀고 도시의 심장부로 향했다. 리쉬 께시는 갠지스강이 히말라야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첫 지점이다. 해발 356미터에 위치한 영성과 명상의 도시다. 매년 약 200만 명 이상이 찾는 이곳은, 힌두교도에게는 몸과 영혼을 정화하는 ‘강가(Ganga)’의 도시이다. 전 세계 요기(Yogi)들과 방랑자들에겐 자아를 만나는 성지로 통한다.

이쉬람

1968년, 비틀즈가 이곳 아쉬람에서 명상 수련을 하며 음악의 지평을 넓혔고, 스티브 잡스 또한 이 도시에서 몇 개월간 머무르며 내면을 찾는 시간을 보냈다. 그 체험은 훗날 아이폰을 발명하는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그외 세계의 많은 유명 뮤지션들도 인도를 정신적 안식처로 삼았다. 그들은 인도 여행을 통해 깊은 자기성찰과 깨달음을 얻었고, 그 과정에서 영감을 받아 명곡을 탄생시켰다.

갠지스 강을 가로지르는 두 개의 철제 다리 중, ‘락쉬만 줄라’는 이 도시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다리를 기준으로 북쪽은 수행자들의 세계, 남쪽은 일상의 공간이다. 소와 사람이 함께 뒤엉켜 철다리를 오가는 풍경은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일상이다. 나는 흔들리는 다리를 천천히 건넜다. 아래로 흐르는 갠지스 강을 내려다보며, 나의 영혼을 맑게 했었다.

락쉬만 준다 철다리

다리를 건너자 울창한 숲 아래로 아쉬람, 식당, 상점, 요가 센터, 게스트하우스 등이 밀집해 있었다. 약 100여 개의 아쉬람에서는 명상과 요가 수련이 이어지고 있었다. 세계 각지에서 온 여행자들로 카페와 숙소는 북적였다. 비틀스가 머물렀던 아쉬람, 람 줄라(Ram Jhula), 아르티 푸자(Arti Puja), 날깐타 마하데브 사원 등은 주요 명소였다.

그러나 이곳은 단순한 ‘볼거리’가 아니라, ‘머무는’ 도시였다. 종교적인 신심뿐 아니라, 자유로운 영혼의 끌림으로 찾아온 이들이 더 많았다. 거리에는 온몸에 흰 회를 바르고 산발한 머리로 앉아 있는 수행자들이 있었고, 마치 저승사자처럼 분장한 이들도 눈에 띄었다. 어떤 이들은 물구나무선 채 명상에 잠겨 있었다. 그들의 눈빛은 낯설었지만, 분명 자기 세계를 꿰뚫는 자존감이 느껴졌다.


상점가에는 물소와 개떼가 어슬렁거렸고, 그 사이를 요가 매트를 멘 여행자들이 여유롭게 거닐고 있었다. 갠지스 강변의 카페에서는 외국인들이 여유롭게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레프팅 출발 지점

둘째 날, 현지에서 만난 이들과 함께 갠지스 강 래프팅에 나섰다. 5명이 한 조가 되어 한 시간가량 강을 내려갔다. 맑은 물보라와 빠른 물살, 그리고 강을 휘감는 바람. 그 모든 것이 지금 여기에서만 가능한 자유였다. 강 하류에 도착하자 모두가 신성한 강물에 몸을 담갔다. 나도 온몸을 적셨다. 이 물이 내 오염된 영혼을 씻어주길, 신화가 아니라 현실이길 바랐다.


셋째 날은 남쪽 산악 트레킹에 나섰다. 해발 1,800미터까지 오르는 길이었다. 숲과 계곡, 폭포와 작은 마을을 지나며 올랐다. 산 중턱 마을에서 따뜻한 짜이 한잔을 권하는 할아버지를 만났다. 신발도 신지 않은 채 뛰노는 아이들과, 나뭇단을 머리에 인 예쁜 사리를 입은 여인들이 눈에 들어왔다.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다. 정상에서 내려다본 갠지스 강은 압도적인 풍경이었다.

명상센터

오후에는 5시간짜리 요가. 명상수업에 참여했다. 복식 호흡, 바디 스캔, 웃음수련, 그것은 단순한 동작이 아니었다.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는 작업이었다. 몸을 비틀고 당기며 통증을 감수해야 했었다.

저녁에는 갠지스 강변에서 열리는 아르티 푸자(Arti Puja)에 참석했다. 강가를 따라 늘어선 램프와 불꽃, 진혼곡처럼 울려 퍼지는 찬가, 손을 모으고 강물에 기도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그것은 일상의 한 장면이면서, 동시에 영적인 의식이었다.


나는 사흘 동안 리쉬께시의 공기와 물, 사람과 기운을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다시 길을 떠났다. 목적지는 힌두교 최대의 성지로 손꼽히는 갠지스강의 발원지인 강고 뜨리(Gangotri)였다. 그것은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는 길이었다.


[리쉬께시(Rishikesh) 여행 정보]

○ 위치 인도 우타라칸드(Uttarakhand) 주, 히말라야 남쪽 자락

○ 이동 경로 델리 → 리쉬께 시: 약 240~260km, 버스로 약 6시간 주요 @경유지: Ghaziabad – Modinagar – Muzaffarnagar – Roorkee – Haridwar 이동 수단: 카슈미르 게이트 ISBT 터미널에서 직행버스 또는 기차

○ 숙소 락쉬만 줄라 지역에 게스트하우스, 아쉬람 숙소 다수

○ 주요 명소 락쉬만 줄라, 람 줄라, 비틀스 아쉬람(Chaurasi Kutiya), 날깐타 마하데브 사원, 아르티 예불

○ 주요 체험 :갠지스 강 래프팅, 산악 트레킹 (네르 가르 폭포, 쿤자푸리 힐 등), 요가 및 명상 수업 , 아르티 푸자(Arti Puja): 매일 저녁 갠지스 강변에서 진행

○ 여행 팁 :강물은 신성하지만 급류가 있으니 조심해서 입수할 것 ,요가 수업은 대부분 영어로 진행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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