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는 나와 나이도 열정도 비슷한
여자 수학 선생님이 계신다.
우리 둘이 모이면 일을 만든다^^
다들 말씀하신다. “뭐하러 사서 고생을 해~”
그럼에도, 오늘도 우린 뭉친다.
나 : 쌤쌤! 이번 체육대회 날 우리 애들한테
완전 신나는 추억 만들어 줄까요?
수학 쌤 : 어떻게요?^^ (솔깃한 표정)
나 : 인형 탈 써프라이즈!!
수학 쌤 : “어! 대박 재밌겠는데요?!”
나 : “맞죠! 맞죠! 맞죠!^0^”
(하이파이브 짝!짝!짝!!)
퇴근 길에
인형 탈 대여점에 바로 갔다.
사장님: 행사 시즌이라 딱 두 개 남았어요
오! 감사합니다!!!!
하나는
얼굴이 깔끔한 신상 <슈퍼마리오>이다.
그런데,
나머지 하나는
얼굴에 떼가 잔뜩 묻은 원숭이(?)다.
사장님은 어색한 미소로
“원숭이.라뇨~짱구에요^^
요즘 애들은 딱 보면 알아요.”
(그리곤 너무 오래 쓴 거라며
짱구는 만원 할인! 이라고 하셨다^^)
어딜봐서 짱구라는 거지…;;;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난 짱구가 되었다.
드디어, 체육대회 당일
수학 선생님과 나는 약속했다.
아이들에게 완벽한 신비스러운 추억을 위해
목소리를 내지 않기로
(우리가 누구인지 아무도 모르게)
온 몸이 털로 덮인데다가
얼굴은 찜통 사우나다 ㅠㅠㅠㅠ
탈을 쓰고 FREE HUG를 배에 써 붙인 채
격렬한 춤을 추며
운동장에 야심차게 등장했다.
아이들이 우르르 달려온다.
학생 1 : “아저씨!!! 아저씨!!”
학생 2: “야야, 저거 원숭이 아니야?”
학생 3: “이건, 슈퍼마리오다!!”
하더니 갑자기 학생 1이
똥침을 찌르기 시작하고
학생 2는 엉덩이를 걷어차고
또 다른 무리는 꿀밤을 때려 댄다.
우리는 말도 못하고
탈 속에서 연신 두들겨 맞는 신세가 되었다.
퍽퍽퍽퍽 으악!! 꺅!!
우리가 꿈꾼 건 이게 아닌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대체 왜 때리는거야?
물어볼 수도 없다.
다행히,
남자 교사들이 소리 지르며 달려오신다.
“원숭이 때리지마!!!
똥침하지 말라고!”
‘나 짱구에요;; 근데 감사합니다’
몇몇 우리 반 아이들이 수줍게 안긴다.
학생 : 야 이 원숭이,
아무래도 우리 쌤이야!
쌤 향기나. (우르르 몰려와서 킁킁킁킁)
감사해요 쌤.
더우실텐데...
쌤 속마음 : ‘고마워.
근데…. 나 짱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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