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할배 동화>
잘내미야, 부탁해! (2/23)

by 구민성


2. 엄마의 고생

%EC%9E%98_2.png?type=w3840 피곤한 엄마....안타까운 효지

아, 참! 부모님의 소개가 조금 필요하겠네요.

아빠는 엄마랑 같이 학원 경영을 오래 했습니다.

그러다가 건강이 많이 나빠졌으며,

어차피 나이가 더 들면 아이들 가르치는 게 어렵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인생의 후반전을 새롭게 개척하자면서 식당을 시작했습니다.

아빠는 건강과 여유를 위해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일에 열중했습니다.


운동을 꾸준히 하고, 지금까지 짬짬이 해오던 서각과 목조각도 많이 했습니다.

이번에 만든 못내미도 목조각 취미의 결과물입니다.

하지만 식당에서 엄마의 일도 많이 도와줍니다.

점심과 저녁 시간에 홀서빙을 매일 4~5시간씩 합니다.

계산대 보기, 장부 정리, 시장 보기도 혼자 합니다.

급하면 설거지까지 하느라 시간에 늘 쫓기는 편입니다.


요즘 효지에겐 우울한 일이 한 가지 있습니다.

늘 건강하던 엄마가 자꾸만 아프다고 합니다.

식당일이란 아주 고된 일이라고 모두 말하는데 정말 엄마에게는 큰 부담이 되었습니다.

본래 엄마는 아주 정직하고 성실한 성품입니다.

그리고 성격이 차분해서 급하게 하는 일은 무척 힘들어하는 겁니다.

식당이란 손님이 많으면 몸이 피곤하고,

손님이 적으면 마음이 피곤하다고 합니다.


그렇게 몸과 마음이 피곤한 일이지만 엄마는 불평이나 꾀병도 모르고 항상 열심히 일했습니다.

함께 일하던 큰고모가 몸이 아파 쉬니까 엄마는 더 힘들게 되었습니다.

손톱마다 소금기가 들어가서 열 개의 손톱이 다 아프다고 합니다.

온종일 서서 일을 하니까 무릎도 아프다고 합니다.

밤에는 아파서 앓는 소리가 효지 방에까지 들립니다.


효지는 너무 슬펐습니다.

효지는 아직 어려서 엄마를 돕기도 어렵고 마음만 탔습니다.

효지는 엄마의 어깨를 주무르면서 말했습니다.

“엄마, 조금만 참아. 내가 얼른 커서 엄마 도와줄게.”

“아이고, 효지야. 너 클 때까지 엄마가 식당 일 하라고? 엄만 그만큼 못해. 낼모레면 나이가 육십이야.”

그렇습니다. 엄마는 쉰 살이 넘어서 효지를 낳았으니까요.

효지는 얼른 대답이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그냥 마음만 답답했습니다.

“네가 엄마를 도울 만큼 크면… 엄마는 할머니야. 그리고 넌 좀 더 근사하고 멋진 일을 해야지 겨우 식당일이나 거들어서 되겠니?”

효지는 가슴이 먹먹하고 울고 싶었습니다.

억지로 눈물을 참으면서 안마를 끝내고 제 방에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침대에 엎드려 울었습니다. 한참을 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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