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할배 동화> 잘내미야, 부탁해!(13/23)

by 구민성

13. 잘내미가 사라진 이후

효지야, 울지 말고.... 기운 차려~~










식당은 분위기가 영 썰렁했습니다.

효지는 식당에 내려오지 않고 방에서 울다가 뒹굴다가 맥이 풀어져 있었습니다.

식당에는 이제 흥겨운 민요와 박수소리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에 매일 치고받고 싸우는 삭막한 TV 뉴스와 징징 짜는 드라마 소리만 들렸습니다.

단골인 박 씨가 아빠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사장님, 효지하고 잘내미는 어디 갔어요? 며칠 안 보이네요.”

“네. 일이 좀 있어서…….”

“왜요? 누가 아파요?”

“아뇨. 그냥 좀… 사정이 있어서…….”

그렇게 얼버무리니까 박 씨는 더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계속 캐물었고 아빠도 어쩔 수 없어 대답했습니다.

“잃어버렸습니다. 집에 도둑이…….”

“아니, 효지를 잃어버렸다고요?”

“효지 말고 잘내미를 누가 훔쳐 갔어요.”

“아이고, 저런 난리가 있나? 그걸 누가…….”

“…….”


아빠가 말을 못 하고 있는데 효지가 핼쑥한 얼굴로 내려왔습니다.

앵두처럼 붉고 반질반질하던 입술이 까칠해 보였습니다.

효지는 다시 경찰서에 연락해 보자고 아빠를 졸랐습니다.

아빠는 경찰서에 전화해서 수사상황을 물어보았습니다.

그러나 경찰에서도 아직 아무런 단서를 못 찾고 제보자를 기다리는 중이라 했습니다.

효지는 어깨가 축 늘어졌습니다.

보기에 딱했던지 박 씨가 효지를 위로했습니다.

“효지야, 넌 착하니까 하나님이 도와주실 거야. 조금만 참아 봐.”

“치! 하나님이 도와주실 거면 왜 이렇게 오래 걸려요? 내가 기도를 얼마나 많이 했는데… 엉엉!”

효지는 말을 잇지 못하고 또 울음보를 터뜨렸습니다.

박 씨는 머쓱한 얼굴로 그냥 물만 홀짝거렸습니다.


박 씨를 통해서 잘내미 실종사건의 소문은 빠르게 퍼졌습니다.

다른 손님들도 소식을 듣고 와서는 안타까워들 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용한 점쟁이에게 물어보라고도 했습니다.

안 그래도 몸이 약한 효지는 잠도 설치고 밥도 제대로 못 먹으니까 더 쇠약해졌습니다.

그런 효지를 지켜보는 엄마도 속이 탔습니다.

결국, 사건 5일째 되는 날에 효지는 병원에 입원하고 말았습니다.


효지는 병원에서 링거도 맞고 이틀 쉬면서 조금 기운을 차렸습니다.

하지만 약간 회복이 되니까 이번에는 직접 찾아보자고 또 아빠를 졸랐습니다.

“아빠, 우리가 잘내미를 찾아봐요.”

“어디로 가서?”

“동네 골목부터 시작해서…….”

그때 엄마가 말했습니다.

“여보, 현수막을 걸면 어떨까요? 뺑소니 차 목격자를 찾듯이 현상금도 좀 걸고…….”

“맞아, 엄마. 현수막에 잘내미 사진도 넣고… 아빠, 그렇게 해요.”

효지가 그 말을 할 때, 아빠는 잘내미를 3억 원에 팔지 못한 것을 아까워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말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혼자 생각만 할 뿐이었습니다.

“네? 아빠. 현수막 걸어요. 네?”

아빠는 현수막의 효과를 별로 기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거라도 하지 않으면 효지를 달래기가 어려워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엄마에게서 소식을 들은 큰언니, 형부, 작은언니, 오빠까지 모두 집에 왔습니다.

가족들은 우선 효지를 달래었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블로그에 잘내미를 찾는다는 사연을 올렸습니다.

형부와 오빠는 광고사에 현수막을 주문하고, 두 언니는 컴퓨터로 전단지를 만들었습니다.

효지와 함께 동네 주변의 전봇대와 담벼락에 전단지를 붙이고 행인들에게도 나누어주었습니다.

식구들은 약간의 희망을 느꼈습니다.

대책 없이 맥을 놓고 있다가 현수막과 전단지로 구체적인 노력을 하니까 생동감이 살아났습니다.

효지는 이제 밥을 먹고 잠도 일찍 잤습니다.

많이 먹고 기운을 차려야 잘내미를 찾을 수 있다고 오빠가 설득한 덕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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