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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 매몰되어 있다.

by Anna

성공한 사람들의 노하우가 담긴 책들을 읽어보면

지금까지 중요했다고 생각한 것을 모두 바꾸라고 조언한다.


자신이 반드시 해야만 했던 일들이

과연 반드시 해야 할 일인지 곱씹어 보고

성공의 가도를 달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고 한다.

한 가지 목표를 위해서는

다른 곁가지들은 눈에 두지 않고

목표를 위해서만 전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의 일상은 성공한 사람과는 거리가 멀다.

아침부터 밤까지 쉴 시간도 제대로 없지만

눈앞에 보이는 일들 때문에 여유가 없을 지경이다.


아이 둘을 양육하는 것과 살림

그리고 남편 뒷바라지부터

양가 부모님께도 신경 써야 하고

은행이나 병원 등의 볼일도 다 챙겨야 한다.


사소한 일들이 거미줄에 걸린 것처럼

풀리지 않고 있어서 이것 하고 나면 저것

저것을 겨우 끝내고 나면 또 다른 일이 남아 있는 등

참으로 바쁜 일상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나의 일상은

매우 바쁘기만 할 뿐

실직적인 '생산'은 없고 '소비'만 있을 뿐이다.


경제적인 논리로만 보자면

생산이라는 것이 없는

극단적으로 나쁜 예시이다.



성공의 논리는 아주 간단한 것 같지만

자신의 일상을 바꾸면서 혹은

직업이나 인간관계를 바꾸면서

성공을 위해 애써야 하므로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 당장의 안락함이나 편안함이

어느 정도는 유지가 되기에

이것을 포기하기가 쉽지가 않은 것이다.


직장을 다니는 대가로 받는 월급을

성공가들은 '마약'이라 칭하기도 한다.


월급이 매달 꼬박꼬박 통장에 들어오니

그것을 위해 또 직장에 출근하고

적당한 유흥과 휴가를 즐기며

또 돈이 떨어지기 전에

직장에 돌아가 열심히 일한다는 논리이다.


그런 일상의 '마약' 때문에 자신의 일상을 과감히 청산하고

성공을 위한 '그 길'로 들어서기가 쉽지가 않다.


성공의 논리가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실천하는 사람은 0.1%도 되지 않으므로

성공한 사람들이 더 대단하게 보이는 것이다.


인생에서 '성공'이라는 것은

'노력'이라는 것만으로 충족되지 않는다.


변화하는 사회를 잘 읽어야 하고

조리 있는 말솜씨가 필요할 때도 있다.

교육기관에서의 교육 이외의 수많은 것들을

스스로 배워나가야만한다.

작게는 컴퓨터의 워드 프로세서 다루는 법부터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법까지 알아야한다.

이것 모두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이다.


어느 정도의 성공을 이룬 후에도

안일한 생활을 해서는 안된다.

끊임없이 배우며 끊임없이 바닥부터 다시 훑어야 한다.


그야말로 지속적으로 배우는 인생이다.


그리고 배운것을 바로 실천해내면서 사는 삶으로

송두리째 바꾸어야 하는 것이다.





학창 시절 성적을 올리기 위해

방학 내내 독서실에서 파묻혀 지낸 적이 있는데

집이 코앞인데도

밥 먹는 시간이 아까워 점심을 먹지 않았다.



더 오랜 시간을 공부하고 싶은 날은

배고픔을 좀 버티기 위해서 수를 썼다.

먹을 때 소리가 나지 않는

부드러운 빵류의 과자를 미리 봉지를 까서

독서실 책상에 올려두고 물도 없이

그냥 입에 욱여넣었던 기억이 있다.

휴게실까지 가서 먹는 시간도 아까웠던 것 같다.


아주 작은 달력에

열심히 달렸다고 생각되는 날에만

동그라미를 치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면 동그라미를 친 날은 샤워도 하고

개운하게 씻을 수 있었다.

나만의의 약속이었다.

겨울 방학기간이고 추운 계절이라

다른 스케줄도 없어 매일 씻지 않아도 되었지만

씻는 것에 예민했던 고등 시절이라

씻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

씻고 싶어서 열심히 달렸다.

아무리 늦어도 이틀에 한 번씩은

씻는 것이 가능했지만

그런 것으로라도 나를 스스로 열심히 가두고

목표에만 집중시키려고 애썼던 것 같다.


방학이 끝나고 모의고사 점수는 믿을 수없이 올랐고

가족들의 칭찬 때문이 아니라

나 스스로 굉장한 뿌듯함에 황홀했던 기억이 있다.



대학 진학 이후로 그런 경험은 다시 해보지 않았던 듯하다.



기본적으로 몸에 배어 있는 성실은 있지만

불같은 노력과 목표를 향한 저돌적인 힘에 대해

잠시 잊고 살았다.



'목표'를 설정하고 다른 것은 아예 보지 않았던

그 성공한 사람들의 '노하우'라는 것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 것 같다.



사회에서의 성공도 골인 지점을 위해서

옆을 보지 못하고 앞만 보고

최선을 다해 내달리는

경마장의 말과 같이 해내야 하는 것이다.



하기 싫은 일을 하는 것이 '노력'이라고 한다.


정말로 내가 하기 싫었던 것들을

먼저 차근차근 정리하다 보면

마음이 편해지고

나머지 일들은 굉장히 쉽게 느껴진다.


100세라는 인간의 수명이

예전에는 길게만 느껴졌었다.

많은 기간이 남은 만큼

더 열심히 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던 듯하다.


이제는 생각이 좀 바뀌었다.

한 번 사는 인생이라면 그래도

목표 하나를 위해 불을 질러 봐야 할 것 같다.


이것저것 변명은 찾지 않겠다.


정말 싫은 일도 참아낼 수 있는

마음가짐을 만들겠다.

일상에 매몰되어 당장의 쉴 여유도 없지만

통째로 바꾸어 내겠다.


여유가 없다는 말은 거짓이라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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