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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맺기

by Anna

혼자임을 목말라 한 적이 있었다.

사람에게 입은 상처와 두려움 때문이었다.

사람을 좋아하고 관계 맺기를 좋아하던 나였다.

비수가 된 말들과 상처들은

아물어지지 않았다.

오랜 시간 곱씹고 또 곱씹어 보았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처음에는 화가 났고 두번째는 서러웠고 마지막에는 포기가 되었다.

시간이 많이 흐르니 그냥 그 자체로 받아들여졌다.

나의 잘못도 아니고 관계 맺기가 처음부터 잘못된 것도 아니었다.

좋은 시간도 많았고 서로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그저 그런 좋지 않은 일이 있었을 뿐이다.

원인을 찾는 것이 의미가 없다.

그 사실을 알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다.

받아들이고 내 마음을 토닥거려 빨리 잊는 것이 좋은 방법이었다.

받은 상처은 없어지지 않지만 더 많이 힘들 필요는 없었으니까.

나에게 진실이었던 것 진실이 아니었던 사람이 판가름 나기도 한 귀중한 순간이되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그 어떤 순간에도 내 자신이 먼저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그럼에도 변치 않는 것은 '과거는 참 좋았다' 라는 것이다.

아름다웠던 지난날까지 부정할 필요는 없다.

'이런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다' 라고 하던 어르신들의 말씀 그대로이다.

적당한 선긋기는 나에게 어려운 일 중의 하나이다.

거절의 말을 잘 하지 못하는 일종의 성향의 문제 일 수도 있다.

그래서 더 많은 관계 맺기의 요청이 오기도 한다.

이곳저곳에서 많은 사람과의 만남과 관계를 이어나가게 된다.

어떤 점에서는 큰 의미가 되고 또 나에게 힘이 되는 사람의 힘이 꼭 필요할 때도 많았다.

상처받고 사람때문에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나는 또 다시 누군가를 만나고 이야기를 하고 관계 맺기를 한다.

내 본연의 마음은 타인을 좋아하고 관계를 맺으며 행복을 느끼고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하고 또 즐거워하고 그리고 나를 다시 찾으니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상처를 받았다고 사람 자체를 부정해버린다면 나를 찾을 기회는 없어지는 것 같다.

만나며 이야기하며 그 속에서나는 밝게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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