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빈의 [트렌드] 이야기_요즘 친구들이 불러온 車변화
(호기롭게) Z세대의 구매 트렌드를 들여다볼까요? 음… 그러니까 Z세대란 말이죠.
Z세대(1997~2012년생)는 소유보다 공유를 선호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특정 제품이나 브랜드에 충성도 높은 고객이기를 거부하며, 가격이나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죠. 때문에 다양한 트렌드에 따라 Z세대의 구매 패턴은 시시각각 변화한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결국 이들의 소비패턴을 예측하긴 매우 어려운 일인 것이죠.
하지만 최근 몇 년 간 Z세대의 구매력이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공유’ 또는 ‘구독경제’와 가치 소비가 세계 경제를 휩쓴 주요 소비 트렌드로 거론되고 있는 건 분명합니다. 그래서 기업들은 과거와 확연히 달라진 소비 트렌드를 실감하며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죠.
먼저 공유경제는 그 범위가 의류, 가구, 모빌리티 등으로 꾸준히 확대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Statista’에 따르면 2010년 35억 달러(약 5조 원) 규모였던 글로벌 공유경제 시장은 2021년 1,130억 달러(약 151조 원) 수준으로 커졌다고 합니다. 10년 만에 무려 30배 넘게 성장한 거죠.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공유경제 시장 규모는 2027년에는 6,000억 달러(약 801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공유경제 시장이 커져 가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Z세대들은 소유권에 대한 집착이 없는 편입니다. 미국의 경우, 부동산만 봐도 35세 미만의 주택 보유율이 2005년 42.2%에서 2018년 36.4%로 떨어졌습니다. 그럼 차는 어떨까요? 미국 연방고속도로관리국(Federal Highway Administration)에 따르면 운전면허를 취득한 16세, 17세 미국인의 비율도 1997년 각각 43%, 62%에서 2020년 25%, 45%로 크게 떨어졌습니다. 면허를 따야 차를 소유할 텐데 말이죠.
Z세대들은 자동차의 편리함을 원하긴 하지만, 비싸고 책임감을 요하며, 융통성이 없는 전통적인 자동차 소유 방식은 원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최근 신차 소유 비용은 연간 10,728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하죠. 여기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하이브리드 근무 환경은 사람들이 매일 자동차로 출퇴근할 필요성도 줄였습니다. 그래서 Z세대들은 자동차를 필요할 때만 사용하고 이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현상이 확산되자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새로운 대응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해 나가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를 필두로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GM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카셰어링 업체들과 제휴를 발표하고, 자동차 구독 서비스 출시를 서두르는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제네시스(스펙트럼), 현대차(셀렉션), 기아차(플렉스)는 2019년부터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월 50~100만 원 선이면 5~10가지 차종을 자유롭게 선택해 운행할 수 있습니다. 볼보(Care by Volvo)와 포르셰(Porsche Passport)도 북미와 유럽에서 유사한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고요.
문제는 공유나 구독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모든 자동차 브랜드가 살아남을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Z세대 소비자들의 기호는 매우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이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소비자들은 각종 소셜미디어를 통해 수많은 브랜드의 광고와 콘텐츠에 24시간 노출되어 있지만, 충성도 높은 고객을 만드는 것은 아주 어려운 아이러니한 환경인 것이죠.
Z세대는 개인적이고 의미 있는 경험이 아닌 것은 받아들이려 하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이젠 자동차 브랜드들 역시 그 스토리에 다양한 Z세대의 사회적, 문화적 요소를 포함해야 합니다. 또한 Z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자신들이 지닌 신념의 가치를 중시하고, 이러한 성향은 소비를 하는데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도 자동차 브랜드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