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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캐빈 Nov 01. 2023

곳간에서 '안심' 난다 2편

캐빈의 [금융] 이야기_금융용어사전 09

안녕하세요, 또 한 번 캐빈이 왔습니다 :) 


잊을만하면 찾아오는 금융용어사전 시리즈, 오늘은 시리즈에 걸맞게 지난 시간에 이어 기업의 재무리스크 관련 용어들을 마저 살펴볼까 해요. 



기업이 위험을 대비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용어설명과 함께 꼼꼼히 따져보기로 해요! 바로 시작해 볼까요?






레버리지


레버리지라는 말 많이 들어보셨죠? 우리말로는 '지렛대'로 번역 가능한데요. 도대체 지렛대가 금융에서, 그리고 기업의 재무에서 어떤 목적과 용도로 쓰이는 걸까요?


지렛대의 원리, 다들 아시죠? 지레를 사용하면 적은 힘으로 무거운 물체를 들 수 있게 되죠. 금융에서는 지렛대, 즉 레버리지를 이렇게 씁니다. 


적은 내 돈으로 큰 수익을 올린다 


이를테면 내 돈 1억 원으로 3천만 원을 벌 수 있다고 하면, 수익률은 30%가 되겠죠? 이럴 경우, 2억 원이 있으면 6천만 원이 되는 거고, 10억 원이 있으면 3억 원을 벌 수 있는 거잖아요. (약간 사기꾼의 냄새가 나지만, 어디까지나 지극히 단순화한 예시입니다! 주변에서 이런 분 있으면 멀리하세요 ㅎㅎㅎㅎ) 당연히 돈을 더 마련하고 싶을 텐데요. 어떤 방법들이 있을까요?


첫 번째는 동업자를 많이 늘리는 겁니다. 열 명의 동업자가 1억 원씩 투자한다면 수익률 30% 가정 시, 총 3억 원의 수익을 올리는 셈이죠. 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큰 의미가 있을까요? 투자금을 높일수록 수익률 자체가 오른다면 모를까. 결국 수익을 분배한다고 하면 내 몫에는 큰 차이가 없게 됩니다. 3천만 원만 벌게 되는 것이죠.


두 번째는 돈을 빌리는 것이죠. 돈을 빌릴 때는 꼭 이자를 내야 하죠? 그런데 수익률이 30%이고, 빌린 돈의 이자가 10%라고 한다면, 자본금 1억 원에 채무금 9억 원, 10억 원으로 사업을 했을 때 앞서 동업할 때와 마찬가지로 총 3억 원을 벌게 됩니다. 이때 이자 비용은 9억 원의 10%, 즉 9천만 원이 되죠. 결국 2억 1천만 원을 벌게 됩니다. 수익이 7배나 뛴 것이죠. 


하지만 레버리지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레버리지는 쉽게 말해 '빚'이에요. 수익률도, 금리도 항상 변하기 때문에 결국 빚을 많이 질수록 도산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자기 자본을 적게 투자해 큰 이익을 보려고 하겠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은 줄고, 금리가 높아진다면 결국 갚아야 할 돈이 늘어나면서 어려움을 겪게 되겠죠. 


레버리지는 다양한 방식으로 수치화할 수 있는데요. 보통은 자기자본에 부채를 더한 총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수치로 나타냅니다. 레버리지는 높은 수익을 위해 필요하지만, 빚이 많아질수록 위험해지기 때문에 적정 수준의 관리가 반드시 필요해요. 


레버리지 = 총자산 / 자기자본 = (자기자본 + 부채) / 자기자본



ALM (자산부채종합관리)


아~ 이걸 어떻게 설명드려야 하나 싶을 만큼 난이도 극상의 용어가 등장했습니다. 정확한 개념은 아니지만 최대한 쉽게 말씀드리자면 자산과 부채의 듀레이션(만기)을 최대한 일치시키는 것을 뜻합니다. 특히 여신전문금융사의 경우,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조달한(빌려온) 돈으로 고객에게 대출하기(빌려주기) 때문에 만기와 금리의 변동에 따라서 다양한 경우의 수가 발생합니다. 


이를 테면 3년 만기, 3%의 금리로 빌려온 10억 원을 6년 만기, 4%의 금리로 고객들에게 빌려준다고 가정해 봅시다. 기업 입장에서 갚아야 할 이자는 매년 3천만 원이고, 받을 이자는 매년 4천만 원이죠. 이제 3년이 지났습니다. 남은 3년의 대출을 위해 또다시 돈을 빌려와야 하는데 이 시점의 시중 금리가 6%로 올라갔다면 어떻게 될까요? 남은 3년 동안 고객에게 매년 4천만 원의 이자를 받고, 매년 6천만 원의 이자를 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결국 갚아야 할 이자는 (3천만 원 * 3년) + (6천만 원 * 3년) = 2억 7천만 원이지만, 정작 받은 이자는 4천만 원 * 6년 = 2억 4천만 원으로 3천만 원의 손실을 보게 되겠죠? 물론 실제 금융사에서 관리하는 ALM 방식이 이렇게 단순하지는 않습니다. 위의 예시는 설명을 위해 최대한 단순히 말씀드린 것일 뿐, 차입금의 규모도 크고, 만기도, 금리도 제각각이기 때문에 더욱 복잡한 산식이 적용됩니다.


보통 자산(빌려준 돈)과 부채(빌린 돈)의 듀레이션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 금리 등락에 따라 자본이 감소하거나 증가합니다. 앞선 예시처럼, 자산의 듀레이션이 부채의 듀레이션보다 긴 경우 금리가 상승할 때 부채보다 자산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하기 때문에 자본이 축소되고 재무 건전성이 나빠지는 원리입니다. 


설명이 어럽다고요? 심플하게 ALM은 '3년 만기로 돈을 빌려오면 3년 만기로 돈을 빌려준다'는 식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기 위한 목적인 것이죠. 






어떠세요, 지난 시간보다 오늘 좀 더 어려우셨나요? 개념이 어려운 만큼 기업 입장에서는 레버리지와 ALM을 더욱 정교하게 관리하고 있는 것이고요. 그 정교함의 노하우야말로 위기 시에 탄탄히 버텨낼 수 있는 차별화 포인트이자 원동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 누구 얘기하는 거냐고요? 물론 현대캐피탈이죠!


캐빈은 다음 시간, 어려운 금융용어와 함께 돌아오겠습니다. 여러분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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