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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캐빈 May 10. 2023

그래 채권은 알겠어, 근데 CP는 또 뭐니

캐빈의 [금융] 이야기_금융용어사전 03

오늘도 평화로운 캐빈의 금융용어사전입니다.


지난 시간 채권과 증권(주식)의 차이에 대해서 말씀드렸죠? 복습하는 의미로 말씀드리면, 채권은 돈을 빌리는 차용증서, 주식은 회사의 지분.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채권을 사는 사람을 투자자, 주식을 사는 사람을 주주(소유주)로 받아들이면 되겠습니다. 자세히 복습이 필요하다면 지난 글 후딱 읽고 오세요 :)



그런데 말입니다.(그것이 알고 싶다!) 채권 관련 기사를 보면 종종 등장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아래 기사 제목을 한 번 보실까요?



회사채는 지난 시간 설명드린 내용으로 이해하겠는데, 갑자기 CP는 뭐고 단기사채는 뭐죠? 일단 저런 제목을 보시면 보통 클릭을 피하게 되시죠? ㅎㅎ 오늘 캐빈이 CP에 대해서 쉽고 자세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이제 저런 기사를 봐도 피하지 말고 클릭하세요!




CP = EZ (Easy)


따라해 보세요, 씨피는 이지. 이 말이 더 어렵다고요? 물론 설명 없이 쉽다고만 하면 CP둥절? 대관절 무슨 말인지 잘 모르실 겁니다. CP는 무엇이 쉬운 걸까요? 회사채에 비해 발행하기 쉽다는 말씀입니다. 


회사에서 채권을 발행할 때는 증권사를 통해서만 발행할 수 있는데요. 이때 반드시 증권사는 채권의 주요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 회사가 채권을 발행하면 시장에서 잘 팔릴지 미리 예측하는 건데요, 보통 기업의 신용도에 따라 수요예측의 결과가 좌우됩니다.


채권 발행사는 이자 비용을 줄이기 위해 낮은 수준의 금리를 원할 테고, 투자자는 높은 금리를 원하겠죠. 이 과정에서 금리는 기업의 신용도가 높을수록 낮은 수준에서 결정됩니다. 기업의 신용도가 높다는 뜻은 채권의 만기 시 원금을 돌려받을 확률이 높다는 뜻이고 그만큼 안정성이 담보되기 때문에 많은 투자처로부터 큰 규모의 조달이 가능합니다. 투자수요가 높은 만큼 금리는 상대적으로 내려가는 것이죠. 쉽게 말해 Low Risk, Low Return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신용도가 높은 기업조차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쉽지 않았습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고금리 기조가 이어졌기 때문인데요. 대부분 채권은 만기가 3년 단위로 설정되기 때문에 시장 상황이 고금리 기조일 때는 이자를 받는 시점마다 금리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서 투자수요가 적습니다. 이 밖에도 회사채를 발행하려면 이사회 의결이나 발행기업 등록, 유가증권 신고서 제출 등의 절차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처럼 발행절차가 까다롭고 만기가 길어 시장상황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 없다는 점에서 최근에는 회사채보다 CP(기업어음, Commercial Paper) 발행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CP는 앞서 말한 회사채 발행의 아쉬운 점을 모두 장점으로 갖고 있는 상품입니다. 


① 보통 만기가 짧고, 발행절차가 간편하다


원래 그저 '만기가 짧다'고만하면 될 것을, 굳이 앞에 '보통'을 붙인 이유가 뭘까요? 원래 CP는 1년 이내의 단기물만 발행이 가능했는데요, 2009년 법 개정이 되면서 만기 제한이 없어졌습니다. 물론 이후에는 안전장치 마련 차원에서 1년 이상 만기의 CP 발행 시에는 회사채와 마찬가지로 증권신고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합니다. 


CP는 수요예측 과정도 없고, 발행 기업이 증권사와 함께 시장 상황을 고려해 발행금리를 정할 수 있습니다. 또, 이사회 결의 없이 기업 대표의 직권으로 발행이 가능하고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는 CP가 자본시장통합법의 적용을 받는 주식이나 채권과 달리 어음법의 구속을 받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신용도가 낮은 회사들이 선호하는 조달 방식입니다.



② 금리가 높다


수요예측 등 각종 절차 없이 돈을 빌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급하게 자금조달이 필요할 때 기업들은 CP를 발행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안정성이 떨어지겠죠? 일단 급히 돈을 빌려야 할 상황이라는 점에서 그렇고, 보통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이 선호한다는 점에서도 그렇습니다. 당연히 자금을 빌려줄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기 위해선 회사채에 비해 금리를 높일 수밖에 없습니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높은 이자를 단기간에 원금과 함께 회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겠죠? 하지만 급히 먹는 밥이 체할 수도 있습니다. High Risk High Return을 담보하지 않습니다. 기업의 상황이 좋지 않을 땐 High Risk 답게 No Return, 때론 Minus Return까지 감수해야 합니다. (아래 기사를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이제 CP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셨을까요? 참고로 투자한 기업이 부도가 났을 경우, CP는 대체로 담보가 없다는 점에서 회사채에 비해 빚을 돌려받을 수 있는 우선순위가 밀리게 됩니다. 투자상품으로써 CP를 고려한다면, 신용도가 높고 재무적으로 안정적인 기업에서 발행하는 CP는 좋은 투자처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도 위험도가 높은 상품이라는 점, 꼭 기억해 주세요. 


캐빈은 다음 시간에 또 알짜배기 금융 이야기 들고 찾아올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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