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운함을 건너 다시 마주 앉기까지, 나답게 살아간다는 것
'최근 누군가를 오해한 적이 있으신가요?'
이 질문에 나는 잠시 멈칫했다. 오해란 단어 하나에 지난 몇 달전의 감정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친구로부터 연락을 받았을 때, 나는 주저하지 않고 본업으로 다시 돌아갈 준비를 했다.
4년 전 손을 놓았던 부동산 일이었고, 감각도 흐릿했고, 법규도 많이 달라져 있었다.
하지만 다시 한번 부딪혀보고 싶은 마음은 아직 나에게 열정이 남아 있음을 확인하고 싶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시 시작하겠다는 각오로 주변을 정리하고 새로운 출발을 했다.
분양권 시장의 업무는 단순한 부동산 중개를 넘어, 고객들의 사정 하나하나를 들여다보고, 그들의 편에 서서 편안한 거래를 이끌어주는 일이었다.
그러나 두 달 남짓의 시간 동안, 나는 생각보다 너무나 많은 에너지와 감정 소모를 겪었다. 오랜 공백 끝의 복귀는 기대만큼 수월하지 않았고, 친구는 나의 준비되지 않은 모습에 답답함을 느꼈던 듯하다.
서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나는 그의 말투와 행동에서 감정을 읽었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고 조용한 시간에
조심스럽게 내 마음을 털어놓았다. 그제야 친구도 자신의 상황과 조급한 마음을 솔직하게 전해왔다.
우리는 서로를 오해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오해를 풀기 위해, 나는 먼저 진심을 내보였다. 그 시간은 나에게 자존감을 밑바닥까지 끌어내리는 시간이기도 했지만, 반대로 다시 살아가는 방식을 배운 아주 값지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나는 그 일의 대가를 정중히 사양했다. 그 두 달이 남긴 감정과 배움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나의 자산이 되었기 때문이다. 나의 가치와 몸값은 내가 정하는 것임을 다시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시간이 흐르고 7개월이 지난 어느 날,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다. 서운함을 내려놓고 다시 마주 앉기로 결심한 건, 더 이상 마음의 골을 키우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고집을 부리는 것이 '나다움'이 아님을 깨달았고, 상대를 이해하는 것이 내가 지향하는 삶의 태도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결국 친구는 나에게 보상을 전했고, 그 판단이 그의 진심이라면 나는 그것으로 충분했다. 설사 그 보상이 내가 기대한 만큼은 아닐지라도, 나는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되묻고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는 쪽을 택했다. 무엇보다 이번 경험을 통해 배운 가장 큰 가르침은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은가"
에 대한 질문이었다. 긍정은 선택이다. 오해를 품은 채 머무를 것인가, 이해를 통해 나아갈 것인가. 나는 후자를 택했다. 더 나은 나로 서기 위해 오늘도 책을 펼친다.
책 속에서 길을 묻고, 삶의 답을 찾는다. 아팠던 만큼, 누군가의 상처에 더 깊이 다가설 수 있다는 믿음. 그 믿음이 곧 나의 삶의 방향이고, '나다움'이라는 단단한 뿌리를 내려주었다.
이것이 바로 책이 내게 준 힘이다. 책은 나를 혼란 속에서 가라앉혀 주고, 마음이 흔들릴 때에도 더 나은 사람으로 이끌어준다. 그래서 나는 지금, 힘겨운 시간을 지내고 있는 누군가에게 이 소중한 경험을 전해주고 싶은 사람이고 싶다.
책이 나를 살려준 것처럼, 누군가의 삶에도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