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10] 오늘 하루를 살아내는 나에게 건네는 작은 위로
중년의 삶은 또 다른 여행의 시작입니다
앞만 보고 달리던 시간이 지나고 나니, 관계의 갈등이 눈에 띄고, 세월의 무게가 느껴지며, 설명하기 어려운 공허함이 찾아오곤 합니다. 그 모든 순간에도 정작 ‘나’를 돌보는 일은 늘 뒤로 밀려나기 마련이지요.
저 역시 예전에는 힘든 마음을 술잔에 기대거나, 이유 없이 밤거리를 헤매며 달래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달라졌습니다.
책 한 권을 펼치면, 그 안에서 만나는 한 줄의 문장이 제 마음과 조용히 마주합니다. 글자 속 작은 위로가 치유가 되어 다가오는 순간이지요.
최근 읽은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은 제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어린 나이에 병을 짊어진 주인공 ‘아름이’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니,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무거운 소재조차 유머러스하게 흘려보내는 작가의 문장은, 삶의 고통을 가볍게 바라보게 해주었습니다.
특히 오래 마음에 남은 건 아름이의 부모였습니다.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도 서로의 곁을 지키며, 일상의 균형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이 참 따뜻했습니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아도 소소한 농담을 나누며 웃음을 만들고, 힘겨운 현실 속에서도 가족과 함께하는 식사 한 끼를 소중히 여기는 모습. 그들의 태도는 말해주었습니다.
“우리는 오늘을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완벽하지 않은 삶이라도 나름의 균형을 찾을 수 있고, 미래를 보장할 수 없어도 서로의 온기를 나누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단단한 균형이 아닐까요.
책장을 덮고 나니, 제 안에서 작은 불빛이 켜집니다.
“나는 여전히 감사할 것이 많구나. 아주 소소한 일상 하나하나가 얼마나 소중한가.”
힘든 날이 와도, 책에서 만난 시선을 떠올리며 균형을 잡습니다. 아침 햇살이 창문으로 들어올 때, 가족과 나누는 따뜻한 밥 한 끼, 책상 위에 놓인 한 권의 책이 주는 위로… 이런 장면들이 삶을 지탱하는 큰 힘임을 알게 됩니다.
무엇보다 글쓰기는 제게 가장 확실한 치유의 도구입니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감사일기를 쓰거나, 마음에 남은 문장을 필사하며 생각을 적어 내려가다 보면, 뒤엉킨 감정들이 풀리고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불안은 사라지고, 새로운 에너지로 채워집니다.
독서와 글쓰기는 단순히 지식을 쌓는 일이 아닙니다. 상처를 어루만지고, 우리를 성장하게 하는 힘입니다.
중년의 삶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때로는 주변의 기대와 비교 속에서 스스로를 잃기도 합니다.
그러나 책과 글쓰기는 우리 안에 묻혀 있던 ‘진짜 목소리’를 꺼내줍니다. 책장을 넘기며 깨닫습니다. 지금까지의 삶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 작은 노력 하나, 포기하지 않았던 순간 하나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것을요.
글을 쓰는 동안, 나는 나를 인정하고 위로하며,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삶은 큰 성취보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아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독서와 글쓰기는 그 길 위에서 작은 등불이 되어, 중년의 시간을 새로운 여행으로 안내합니다.
혹시 지금 마음이 무겁게 느껴지시나요? 그렇다면 책 한 권을 펼쳐보세요.
그리고 그 속에서 건네는 위로의 문장을 글로 옮겨 적어 보세요.
분명, 당신의 마음에도 작은 불빛 하나가 켜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