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도약으로 바꾸는 법

[연재 12]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책과 글, 경험으로 삶을 새롭게

by 이월규

누구나 실패를 두려워한다. 하지만 혹시, 실패가 더 큰 도약을 위한 또 다른 출발선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가?


나는 전문직에서 15년을 일했다. 은퇴할 시기보다 조금 이른 나이에 일을 내려놓게 된 이유는 건강 때문이었다. 몸과 마음이 더 이상 버티지 못했기에, 쉼의 시간이 필요했다. 회복하면서 생각하고 다시 시작하겠다는 마음으로 선택한 길이었다.


하지만 일을 접는 순간, 공허함과 불안감이 밀려왔다. 문득 “나는 실패한 사람인가?”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고, 점점 자신을 낮추며 나약해지는 기분마저 들었다.


남들이 보기에는 안정된 길을 내려놓은 나의 선택이 이해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이미 지쳐 있었고, 괴로움 속에서 억지로 일을 이어가는 것이 과연 밝은 미래를 보장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더 늦기 전에 내 삶을 새롭게 만들어서 가져가고 싶었다.


일을 접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졌다. 복잡한 인간관계와 업무에서 벗어나자 조금씩 여유가 찾아왔다. 그때 문득 책을 가까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문을 구독하며 세상의 흐름과 글을 읽는 습관을 만들고, 쉬운 책부터 하나씩 펼쳐 보았다. 이전에는 책과 거리가 멀었지만, 책 속에서 의외의 즐거움과 위로를 발견했고, 마음이 편안해졌다.


도서관을 드나들며 책을 가까이하다가 독서 모임에 참여하면서 함께 소통하며 독서의 즐거움은 더욱 깊어졌다.


이후 어린이도서연구회 활동을 시작했다. 어린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동시에 어른의 시선으로 다시 생각하는 과정을 배웠다. 그림책 속 장면들은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했고, 동화 속 문장은 다양한 해석과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덕분에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한층 넓어졌다.


또한 매일 독서와 글쓰기를 이어가며 기록이 차곡차곡 쌓였다. 본격적으로 책을 읽은 지 어느덧 4년, 이제 독서와 글쓰기는 내 일상의 일부가 되었다.


독서 모임에서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함께 책을 나누며 삶을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진다. 같은 결을 가진 사람들과의 만남은 언제나 또 다른 배움으로 이어진다.



책은 나에게 실패를 새로운 기회로 바꿔주었다. 책 속에서 용기를 얻었고, 시작하는 일마다 두려움 대신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직장에만 매달려 하루하루를 버티던 삶에서 벗어나, 잠시 옆을 돌아보며 여유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이다.


돌아보니, 4년 전 ‘실패’라 불리던 선택은 오히려 나를 책과 글, 그리고 새로운 사람들과 연결시켜 주었다. 실패는 나를 무너뜨리지 않았다. 오히려 새로운 방향을 찾도록 이끌어 주었다.


물론 여전히 처음 걷는 길이기에 불안할 때도 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책 속에서 답을 찾고, 질문을 던지며 중심을 잡아가고 있다.


올해는 브런치 작가라는 목표도 이루었다.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자리 잡아가고 있다. 매일 책과 글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지금, 나는 확신한다.


실패는 끝이 아니다. 깊이 뿌리내려 단단하게 다시 시작하는 출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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